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정보 저장과 연산을 칩 하나로 할 수 있는 지능형 메모리 반도체를 앞다퉈 선보였다.
일반적으로 메모리 반도체가 정보를 저장하고, 사람 뇌처럼 연산하는 기능은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비메모리 반도체가 맡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4일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한 '인공지능회로·시스템학술대회(AICAS)'에 차세대 반도체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Processing In Memory)’를 들고 나왔다. PIM은 메모리 반도체에 연산 작업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프로세서를 더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연산 기능을 더한 ‘HBM-PIM’을 개발했다. HBM2 ‘아쿠아볼트’에 인공지능 엔진을 탑재했다. 기존 HBM2보다 성능이 2배 좋아진 반면에 전력 소비량은 70% 줄었다고 삼성전자는 소개했다. HBM2 아쿠아볼트는 2018년 1월 삼성전자가 양산한 2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다. 슈퍼컴퓨터로 불리는 고성능컴퓨터(HPC)와 AI로 매우 빠르게 정보를 다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술이 발달하고 인공지능을 응용하는 영역이 늘면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원하는 요구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CPU가 메모리 반도체로부터 명령어를 불러오고 실행하고 그 결과를 다시 기억장치에 저장하면서 주고받는 정보가 많아지면 더디게 작업해야 했다”며 “이런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HBM-PIM을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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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도 PIM 제품으로 ‘GDDR6-AiM(Accelerator in Memory)’을 개발했다. 초당 16기가비트(Gbps)로 정보를 처리하는 GDDR6 메모리에 연산 기능을 입혔다. 정보 처리와 연산 기능에 맞게 설계한 칩으로 만든 특수 목적 장치를 가속기(Accelerator)라고 부른다.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JEDEC)는 그래픽을 빠르게 처리하는 데 특화한 D램 표준 규격으로 GDDR(Graphics DDR)을 규정했다. 3·5·5X·6로 세대가 바뀌었다. SK하이닉스는 GDDR6-AiM을 일반 D램 대신 CPU·GPU와 함께 쓰면 연산 속도가 16배까지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에서 떨어져 나온 AI 반도체 회사 사피온과 손잡고 GDDR6-AiM과 AI 반도체를 결합한 기술도 내놓기로 했다.
PIM이 스스로 연산하면 작업속도가 빨라져 전력 소모가 적다. GDDR6-AiM은 GDDR6의 기존 동작 전압인 1.35V보다 낮은 1.25V에서 구동된다. 전력 소모량은 80% 적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전력을 아끼면 기기에서 뿜는 탄소가 줄어든다”며 “환경에도 이롭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