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핵심 먹거리 산업으로 꼽히는 메타버스가 성장 물꼬를 트려면, 유형별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가상·증강현실(VR·AR) 기술, 미러 월드 등 여러 개념을 모두 메타버스 한 틀에 꿰맞추기보다 특성에 맞게 개별적으로 파악해야 한단 분석이다.
10일 한국미디어정책학회가 주최한 ‘메타버스의 방송 플랫폼 확장 가능성’ 토론회에서, 고흥석 군산대 교수는 “국내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개념적 합의가 아직 덜 됐다”며 “공적인 성격이 강한 방송에서 (메타버스가) 활성화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후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커졌지만, 아직 개념 정의와 이용자 확보에 있어 속도가 더디다는 견해다. 팬데믹 기간 비대면 환경의 유용성이 입증됐으며, 따라서 메타버스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통해 성장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중지를 모았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산업적으로 볼 때, 메타버스 이용자들은 주로 충성도 높은 고관여층”이라며 “당장 많은 사람을 메타버스로 끌어들이는 대신, 핵심 이용자를 유인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BM) 확립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메타버스 이용 특이성을 파악해, 유형화해야 관측도 있다. 신명환 경성대 교수는 “메타버스는 VR, AR, 미러 월드, 라이프로깅 네 가지로 나뉘지만, 구별 없이 혼재한 개념으로 본다”면서 “별개로 놓고 다른 차원에서 논의돼야 하는데, 모두 메타버스로 부른다”고 말했다.
가령, VR 공간은 플랫폼 제페토, 미러 월드의 경우 네이버 지도, 구글어스 등으로 메타버스를 구현한다. 서로 다른 특징을 지녔지만, 메타버스로 통칭돼 사업 방향 설정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신 교수는 “각각 상이한 성격을 고려한 뒤,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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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확산을 위해서는 자율·통합적 구축을 수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예를 들어 강원 춘천시에서 메타버스 규모를 키우려면, 시에서 메타버스를 만드는 게 아니라 민간에 맡겨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순우 메이크뉴 대표는 “시 역할은 메타버스 연관 기업들에 가상공간이나 제작 여건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소비자 반응을 살펴본 후, 지방자치단체 간 통합된 플랫폼을 운영해 이용자 혼선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