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어쓰는 과학 이야기] 누리호 2차 발사에 관한 모든 것

이번엔 아쉬움 없이 성공한다! 자체 우주 수송 및 탐사 능력 확보 목표

과학입력 :2022/06/10 15:49    수정: 2022/06/13 08:35

 

6월 8일부터 9일까지 누리호 1,2단과 3단의 최종 결합 작업이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조립동에서 진행됐다. (자료=항우연)

오는 15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두번째 우주 도전에 나선다. 우주 공간에 진입해 궤도에 위성을 투입하는 과정을 검증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2021년 10월 1차 발사에서 목표 고도 도착 후 위성모사체를 궤도에 투입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실패한 아픔을 딛고, 성공적으로 발사체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누리호 2차 발사에 관한 주요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구성했다.


■ 누리호, 두번 실패는 없다

Q. 잠깐, 누리호가 뭐였지?

A. 2010년 개발을 시작한 한국형 발사체야. 쉽게 말해 로켓이지. 1.5톤급 실용위성을 싣고 우주로 날아가 고도 600-800㎞ 지구 저궤도에 투입하는 발사체 개발이 목표야. 우리나라도 독자적인 우주발사체 기술을 갖자는 거지.

누리호 발사

Q. 요즘 '다누리'인가 하는 걸 뉴스에서 본 거 같은데?

A. 다누리는 달 탐사선, 누리호는 발사체. 다누리는 달 궤도를 돌며 각종 탐사 장비로 달을 관측하는 우주선이야. 8월 3일 미국에서 스페이스X의 팔컨9 로켓에 실려 우주로 나가 달 궤도로 들어갈 거야.

누리호는 팔컨9, 누리호에 실리는 위성은 다누리인 셈이지. 누리호는 팔컨9 같은 걸 우리도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야. 그래, 나도 '누리' 같은 이름은 이제 그만 쓰면 좋겠어.

Q. 누리호, 얼마 전에도 한번 발사했는데, 뭔가 잘 안 됐었지?

A. 2021년 10월 21일 1차 발사를 했어. 당시엔 위성모사체만 넣어 발사했지. 발사된 로켓이 날아오르며 1단과 2단을 분리한 후 3단 엔진이 목표 고도인 700㎞에 도달하고, 여기서 위성모사체를 분리해 위성모사체가 궤도에 들어가는 것까지 확인돼야 해.

목표 고도까지는 올라갔는데, 3단 엔진 연소가 예정보다 일찍 종료되는 바람에 위성모사체를 궤도에 올리지 못 하고 추락했어. 마지막 단계에서 실패한 거지.

Q. 그렇게 된 이유는 뭐야?

A. 산화제 탱크에 구조적 문제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어. 누리호는 액체연료를 쓰거든. 액체 연료에 불을 붙게 하는 산화제가 필요해. 누리호 전체 무게가 200톤인데, 이중 126톤이 산화제야.

산화제 탱크 안에는 헬륨 탱크가 들어 있어. 산화제가 엔진에 공급되면 산화제 탱크 안의 압력이 떨어져. 헬륨은 압력을 보충해 산화제가 끝까지 잘 엔진에 공급되게 하는 역할을 해.

누리호 3단 산화제탱크 내 고압헬륨탱크 및 배관 배치도 (자료=과기정통부)

그런데 이 헬륨 탱크를 붙잡아 두는 지지대가 풀려버린 거야. 헬륨 탱크가 산화제 탱크 안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배관에 문제를 일으키고, 산화제 탱크에 균열을 일으켰어.

산화제가 새니까 연료 공급에 문제가 생기잖아.  3단 로켓이 521초 동안 연소하며 위성모사체를 궤도에 올려놓을 계획이었는데, 475초밖에 연소를 못 했어. 그래서 속도가 떨어지면서 지구 중력에 끌려 추락하고 만 거지.

Q. 헬륨 탱크 지지대는 왜 풀렸어?

A. 로켓이 속도를 높이며 올라가면 비행 중 가속도가 커짐에 따라 부력도 같이 커져. 그런데 그 점을 설계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 했어. 그래서 헬륨 탱크 지지대가 커진 부력을 감당하지 못 하고 망가진 거지.


■ 준비는 끝났다, 15일 오후 4시 발사 예정

Q. 이번엔 잘 되겠지?

A.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설계를 보강했어. 헬륨 탱크의 하부고정부를 보강하고, 산화제 탱크의 덮게도 두껍게 했어. 그래서 무게가 9㎏ 늘었는데, 발사 성능에는 영향이 없다고 장영순 항우연 발사체체계개발부장이 말했어.

Q. 이번 2차 발사가 1차와 다른 점은 뭐가 있어?

A. 이번에는 위성모사체뿐 아니라 실제 성능검증위성을 싣고 발사해. 우리 손으로 만든 발사체에 우리 손으로 만든 위성을 탑재해 직접 궤도에 투입하는 거지.

성능검증위성을 궤도에 올리고, 이 위성에서 다시 4개의 작은 큐브 위성이 나와. 성능검증위성은 AP위성이란 회사가, 큐브위성은 조선대, KAIST, 서울대, 연세대 연구진이 각각 만들었어.

누리호 성능검증위성에 탑재되는 큐브위성들 (자료=항우연)

Q. 위성이 여러 개 들어가 있구나.

A. 대학들이 만든 큐브위성은 가로 세로가 대략 10㎝에 무게 1㎏ 정도의 초소형 위성이야. 6개월에서 1년 동안 지구 대기를 관측하거나 미세먼지를 모니터링하는 등 과학 임무를 수행해.

성능검증위성은 가로-세로-높이가 대략 1m 조금 못 미치는 육면체 모양이고, 무게는 162.5㎏이야. 우주에서 전력원으로 쓸 수 있는 발열전지와 관제센터와 명령을 주고받는 S밴드 안테나, 큐브위성 발사관 등을 갖췄어. 발사체가 위성을 제대로 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것이 가장 큰 임무야.

Q. 15일에 '10, 9, 8...' 카운트다운 하면서 발사하는 거야?

A. 그렇지. 지금 조립과 점검은 모두 끝났어. 발사 하루 전인 14일 전남 고흥의 나로우주센터 종합조립동에서 제2발사대로 발사체를 옮겨 일으켜 세울 거야. 그리고 지상에서 발사체에 연료와 산화제, 전기 등을 공급하는 '엄빌리컬'을 연결해.

15일 당일엔 발사체를 통제하는 전자장비와 시스템인 '에비오닉스'에 전원을 넣고, 액체 연료와 산화제, 헬륨 등을 충전해. 기립 장치는 철수하지.

발사대로 이송하여 기립장치에 장착된 누리호 비행 기체

발사 10분 전에는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발사 준비 작업을 이어가는 발사자동운용이 시작되고, 1단 엔진 추력이 300톤에 이르면 오후 4시 발사체가 불을 뿜으며 이륙해. 다른 변수가 없다면 이런 순서로 진행될 거야.

Q. 비 오는데 괜찮을까?

A. 발사체 자체는 방수가 철저히 돼 있기 때문에 문제 없어. 하지만 발사체를 이송하고, 각종 장비를 연결하거나 작업하는 데에는 아무래도 지장이 있지. 만약 비가 많이 온다면 발사 여부를 재검토할 거야.

그 외에 발사 당일 풍속과 우주 환경 등 기상 조건도 발사에 영향을 미쳐. 지상풍 평균 풍속이 15m/s을 넘기면 이송이나 설치가 곤란해져. 번개도 조심해야 하고. 혹시 우주에서 다른 물체와 충돌하면 안 되니까, 발사체가 궤도 진입해 1주기 도는 동안에는 다른 유인 우주선과 최소 200㎞ 떨어지도록 조정했어.

이런 문제들을 최대한 고려해 발사 일정을 잡았기 때문에 발사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여. 15일부터 1주일 정도 발사 예비 일정은 잡혀 있어.

Q. 누리호 발사 후에는 어떻게 되는 거야?

A. 발사 127초 후 59㎞ 고도에서 1단 로켓이 분리되고, 233초 후191㎞ 높이에서 페어링이, 274초 후 258㎞ 높이에서 2단 로켓이 분리돼.

897초 후 700㎞ 고도에서 성능검증위성이 분리되고, 967초 후 위성모사체가 분리돼 나와. 대략 발사 후 15분 사이에 이 모든 것이 마무리되어야 하고, 위성 분리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는데는 30분 정도 걸릴 것 같아.

누리호 2차 발사 과정 (자료=항우연)

발사 11시간 후, 그러니까 다음날 새벽에 대전에 있는 메인 지상국에서 위성과 교신하면서 궤도에 완전히 안착했는지 볼 수 있을 거야.

Q. 만약 실패하면?

A. 만약 실패한다면, 3차 발사 여부는 관계 기관 협의를 거쳐 결정하게 돼. 이어지는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의 첫 발사가 누리호의 3차 발사가 될 가능성이 커.


■ 자체 우주 수송-우주 탐사 역량 확보하겠다

Q. 후속 개발 사업이 있나 보네?

A. 누리호 2회 발사를 끝으로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은 마무리를 지어. 그리고 2027년까지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이 이어져. 누리호를 4번 이상 반복 발사해 위성을 10개 이상 투입하면서 기술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야. 2026년부터는 하나의 발사체에 5개의 위성을 실어보내려 하고 있어.

Q. 스페이스X처럼 로켓 재활용해야 하는 거 아냐?

A. 누리호를 이을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이 지금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어. 추력을 키워 달 착륙선이나 대형 위성도 실을 수 있게 하고, 재사용 발사체 전환에 대비해 고체 부스터 기술도 개발하려 해.

한국형 발사체와 차세대 발사체 비교 (자료=과기정통부)

엔진을 여러 번 껐다 켰다 할 수 있고, 추력도 조절할 수 있게 할 계획이야. 이건 한번 발사한 로켓을 다시 회수하는 로켓 재활용의 기반 기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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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체 구조는 지금 3단에서 2단으로 바뀌고, 1단 엔진은 추력 75톤급 액체엔진 4기에서 100톤급 액체엔진 5기로 변경돼. 10톤 규모의 대형 화물이나 다목적 실용위성도 탑재할 수 있게 되는 거지.

이 사업이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자체적으로 우주 수송 능력과 우주 탐사 능력을 갖게 되는 거야. 누리호 사업과 비슷한 1조 9천 33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