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감사했습니다"…송해 임시분향소 시민들 '애도 물결'

생활입력 :2022/06/09 14:33

온라인이슈팀

"살기 싫고 우울할 때 송해 선생님이 밝게 일하시는 모습 보며 나도 100세까지 살아야 겠다는 생각했습니다. 송해 선생님은 저에게 살아보겠다는 의지를 주신 분입니다"

'국민 MC'로 수십 년간 시민들의 일요일 낮을 책임지던 고(故) 송해의 분향소에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대구 달성군 송해기념관에 마련된 故 송해 선생 임시 분향소가 운영을 시작한 9일 송해 선생의 넋을 기리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22.06.09. lmy@newsis.com

9일 오후 1시께 대구 달성군에 설치된 임시분향소.

분향소 인근에는 '송해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옆에는 각계각층에서 애도의 마음을 담아 보낸 화환으로 가득했다.

시민들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분향소로 향했다.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고인의 사진을 보며 추억을 회상했고 이내 먹먹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대구 달성군 송해기념관에 마련된 故 송해 선생 임시 분향소가 운영을 시작한 9일 송해 선생의 넋을 기리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22.06.09. lmy@newsis.com

몇몇 시민들은 고인의 마지막 길을 잘 배웅하기 위해 분향소 상황을 계속 확인했다.

갑자기 부는 바람에 화환이 넘어지지 않는지, 향초의 불이 꺼지지 않는지 등 고인의 분향소를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분향소를 찾은 송모(65)씨는 "집안 어르신이라 더더욱 마음이 말도 못 할 정도로 먹먹하다"며 "우리가 어려울 때 송해 선생님이 위로해주고 했는데 갑자기 별세해 어제부터 잠도 못 자고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송해에게 감사했던 마음을 표하기 위해 너도나도 줄을 서 방명록을 작성했다. 한 자 한 자에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았지만 아쉬운 마음을 글로 다 표현할 수 없어 연신 '먹먹하고 섭섭하다' 말하기도 했다.

포항에서 왔다는 박모(70)씨는 "매주 국민 마음 편안히 해주고 재밌고 즐거운 주말 만들어 주신 분이 가셨다니 마음이 착잡하다"며 "더 오래 사실 줄 알았는데 갑자기 별세 하셔서 너무 섭섭하다"고 했다.

고인에게 헌화한 시민들은 아쉬운 마음에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하고자 기념관을 찾았다.

송해의 방송 생활, 인생을 엿본 시민들은 기념관에 마련된 영상과 사진을 보며 먹먹한 마음을 눌렀다.

전국 노래자랑의 재밌는 에피소드, 위로받았던 경험 등을 말하며 고인이 선사했던 추억들을 하나둘 꺼내기도 했다.

김모(51·여)씨는 "정말 살기 싫고 우울할 때 송해 선생님한테 위로받았다"며 "눈에는 안 보이지만 송해 선생님의 에너지를 통해 나도 밝게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했다"고 울먹거렸다.

이어 "항상 제 롤모델이었고 살아보겠다는 의지를 주신 선생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거동이 불편해도 자녀의 손을 붙잡고 어렵게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정모(82)씨는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참 섭섭했다"며 "갑자기 돌아가시니 사람 사는 게 허무하다는 생각도 들고 마음이 진정이 안 된다"고 전했다.

입관식은 이날 오후 3시 진행된다.

영결식은 오는 10일 오전 4시30분께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2호실 앞에서 치른다.

개그맨 김학래가 사회를 맡는다. 엄영수(개명 전 엄용수) 방송코미디언협회장이 조사를 낭독하고 개그맨 이용식이 추도사를 한다.

발인은 같은날 오전 5시다. 운구차는 낙원동에 위치한 송해길과 여의도 KBS 본관 등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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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