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국민MC' 송해(본명 송복희)가 8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5세.
8일 방송가에 따르면 송해는 이날 자택에서 별세했다. 송해는 최근 잦은 건강 문제로 병원을 찾으며 팬들의 걱정을 샀다. 지난 1월에는 건강 문제로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3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휴식기를 가졌다. 지난 5월에도 송해는 건강 문제로 입원을 했고, 이 과정에서 송해는 출연 중이던 KBS 1TV '전국노래자랑' 하차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송해의 절친한 코미디언 후배이자 한국방송코미디협회장 엄영수(개명 전 엄용수)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오늘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지신 걸로 들었다"라며 "같이 살고 있는 가족들에게 연락을 받았고 (빈소는) 가족들이 결정해서 어디에 마련할지 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며칠 전에 통화를 했는데 그때도 목소리가 쩌렁쩌렁하셨고, 그제도 사무실에 나가셨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유명을 달리 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고 너무 갑작스럽다"라고 침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송해에 대해 "후배들에게 자상하셨고 대단하시고 모범이 된 선배였다"라고 해 존경심을 표했다.
1927년 황해도 재령군에서 태어난 송해는 만 22세의 나이에 1949년 황해도 해주예술전문학교에 입학해 성악을 공부했다. 6·25 전쟁 당시 연평도로 피란을 왔으며 연평도에서 미 군함을 타고 부산까지 내려왔다. 실향민으로 바닷길을 건너온 고인은 이때부터 바다 해(海)를 예명으로 쓰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고인은 '창공악극단'에서 가수로 활동했으며 악단 공연에서 특유의 입담을 살려 분위기를 띄우며 자연스럽게 MC 경험도 쌓았다. 그는 연예 활동을 시작한 후에는 방송사를 넘나들며 조연급 코미디언으로 활약했다. 이후 송해는 동양방송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 '가로수를 누비며' 진행을 맡으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1986년 아들의 오토바이 교통사고 후 당시 모든 방송 활동을 내려놓게 된다.
이후 1988년부터 2022년까지 34년 동안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아 전국을 누볐다. 덕분에 국내 현역 방송인 역사상 가장 장수한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록됐으며, 최근 기네스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Oldest TV music talent show host)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올해 5월23일 진행된 기네스 세계 기록 등재 인증서 전달식에 등장한 송해는 "'하늘을 찌르는 듯한 기분'이라고 하는데 초월한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송해는 기네스 등재 후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별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국민MC였던 고인이었던 만큼,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연예계 후배들 및 팬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가수 겸 배우 하리수는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언제나 전국의 모든 국민과 함께 하셨던 선배님, 국민들과 오랜 시간 웃고 울며 한마음으로 함께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라며 "하늘나라로 가셨지만 언제나 모두 기억하고 있을 거예요, 편히 잠드시고 부디 행복하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방송인 오상진 역시 인스타그램에 "존경하는 송해 선생님"이라며 "좋은 곳에서 영면하시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했다.
누리꾼들도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송해 선생님 없는 '전국노래자랑' 벌써 너무 허전하다" "우리 할아버지 돌아가신 느낌" "매주 너무 감사했어요" "평생 건강하게 오래 사실 줄 알았는데" "한시대가 저문 느낌" "어릴 때부터 뵙던 분인데" "편히 쉬시길" "믿기지가 않는다" "'전국노래자랑'서 보여주신 따뜻한 모습 잊지 않겠다" 등 글을 남기며 송해를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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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송해의 유족으로는 두딸과 사위들 및 외손주들이 있다. 60여년을 해로한 아내 석옥이씨는 2018년 사망했고, 아들은 1986년 교통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