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최근 열린 WWDC(세계개발자회의)에서 '선구매 후지불(BNPL)'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이 서비스에 대해 사용자의 재정적 건강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서비스라며, 연말 미국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오프라인 및 온라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설명했다.
애플의 ‘페이 레이터'라고 불리는 애플 후불 서비스는 작년 7월 처음 알려졌다. 사용자가 애플페이로 아이폰, 맥컴퓨터 등 애플 제품을 구매할 때 나중에 결제해도 되는 서비스로, 2주마다 4번 걸쳐 무이자 결제를 하거나 몇 개월에 걸쳐 결제할 수 있다.
미국 IT매체 더버지는 8일(현지시간) BNPL는 현재 고객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미국과 유럽 규제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서비스라며, 그 동안의 애플의 목표와도 상충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BNPL 시장에는 클라르나, 어펌 등의 회사들이 진출해 있으며 일부 회사들은 큰 금액의 지출이 필요한 의료 시장에까지 서비스를 확대했다.
하지만, 최근 이 시장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작년에 미국에서 BNPL이 대유행했다. 큰 금액을 할부로 낼 수 있어 인기를 얻었지만,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가격이 계속 오르자 사정이 달라졌다. 이 판매 방식을 고수한 소매점과 기업의 적자가 크게 늘었다. 최근 불안정한 경제상황과 고객들의 연체로 인해 BNPL 대표 업체인 클라르나의 주가는 작년의 1/3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며, 어펌의 주가도 마찬가지다.
지난 달 미 지역일간지 SFGate는 BNPL 서비스 사용자의 73%가 Z세대나 1997년~2012년 사이에 출생한 젊은 층들이며 전체의 43%가 1회 이상의 결제 누락이 있었다고 전했다.
부채조정 상담기관인 DebtHammer의 조사에 따르면, BNPL 사용자의 30%가 지불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32%는 BNPL 청구액을 내느라 임대료나 공과금, 자녀 양육비 지불을 건너뛰고 있다고 알려졌다. 또,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BNPL 사용자는 이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에 비해 초과 지출을 할 가능성이 2배 더 높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런 문제들로 작년에 영국은 BNPL 기업들에 대한 엄격한 규제 정책을 발표했으며, 최근 미 규제당국도 BNPL 관련 업체에 대핸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미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페이팔, 어펌 홀딩스, 에프터페이, 클라르나 등에 BNPL 서비스와 관련된 거래 내용을 보고하도록 했고, BNPL 서비스로 인해 소비자의 채무가 급증하고, 소비자 정보가 유용될 수 있으며 관련 기업들이 ‘규제 차익’(regulatory arbitrage)을 얻을 수 있다며 조사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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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페이레이터도 이와 동일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외신들은 BNPL 판매 방식이 위기를 맞은 시점에 애플이 이 시장에 뛰어든 셈이라고 전했다.
더버지는 BNPL과 같은 위험한 서비스에 애플 브랜드에 붙여 서비스를 할 경우 고객에게 만족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애플의 목표와 상충되며, 애플의 윤리 규정에 나와 있는 "우리는 쉽지 않을 때도 옳은 일을 합니다."한다는 문구와도 맞지 않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