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024년부터 USB-C만 허용…애플 어쩌나

아이폰은 10년째 라이트닝 고수…유럽시장 공략 위해선 결단 내려야

홈&모바일입력 :2022/06/09 09:40    수정: 2022/06/09 10:01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애플 아이폰은 어떻게 될까?

유럽연합(EU)이 2024년부터 모바일 기기 충전방식을 USB-C로 통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애플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은 2012년 아이폰5 출시 이후 10년째 라이트닝 커넥터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유럽연합이 이르면 2024년부터 충전방식을 USB-C로 통일하기로 함에 따라 애플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 EU, 외부 동글 제공 방식은 불허 

충전기 표준화 법안은 EU 행정부 역할을 하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2021년 9월 처음 제안했다. 당시 EC는 USB-C를 스마트폰 충전 케이블 표준 방식으로 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유럽의회 내부시장 및 소비자보호위원회(IMCO)는 지난 4월 모바일 충전기 표준화 법안을 43대 2로 가결했다.

결국 지난 7일(현지시간) 열린 유럽의회 전체회의에서도 스마트폰, 태블릿, 카메라 등의 충전 포트를 USB-C로 통일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속도가 붙었다.

물론 유럽의회를 통과했다고 해서 곧바로 모바일 충전기 표준화법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유럽이사회 승인 과정도 거쳐야만 한다.

사진=씨넷

더버지에 따르면 유럽이사회 승인은 여름 휴가기간 이후 이뤄질 전망이다. 유럽이사회의 여름 휴가는 9월 1일 끝난다.

유럽이사회 합의 후 20일이 지나면 법이 확정된다. 이후 24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새로운 규정이 적용된다. 따라서 2024년 가을부터는 EU 지역에서 판매되는 모든 모바일 기기 충전기는 USB-C로 통일해야 한다.

그 동안 안드로이드를 비롯한 다른 스마트폰들은 USB-C 방식으로 전환해 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애플은 사정이 다르다. 2012년 아이폰5 이후 계속 라이트닝 커넥터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가 되면 애플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둘 중 하나다. 완전 무선충전 방식을 선택하든가, USB-C 포트로 전환해야만 한다.

더버지에 따르면 애플이 현재 충전 방식을 고수하면서 별도 커넥터를 제공하거나 판매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EU 규정에 따르면 USB-C 커넥터는 “언제나 부착할 수 있고, 작동 가능해야만” 한다.

이번에 추진되는 법이 전자 폐기물을 감축하고 소비자 편의를 증대하려는 두 가지 입법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EU는 모바일 충전기 표준화법을 시행할 경우 연간 1만1천 톤 가량의 전자 폐기물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시한은 2024년이지만, 기존 제품 감안하면 전환 더 서둘러야 

애플은 매년 9월 신제품을 공개해 왔다. 따라서 2024년 출시될 아이폰 신제품부터는 EU 규정에 따라 USB-C로 전환해야 한다.

문제는 EU 규정이 기존 제품에도 적용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애플이 EU 시장에서 제대로 영업을 하기 위해선 USB-C 전환을 좀 더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더버지가 지적했다.

그 동안 애플은 ‘혁신 저해’를 이유로 USB-C 충전 방식을 계속 거부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입장 변화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애플 전문가인 궈밍치는 최근 애플이 2023년 출시될 아이폰15에는 라이트닝 포트 대신 USB-C 충전방식을 채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 기자 역시 애플이 이미 USB-C 포트를 탑재한 아이폰 테스트 작업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사진=씨넷)

두 전문가의 예상이 맞다면 애플은 내년부터 아이폰에 USB-C 충전방식을 적용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전망된다. EU의 새 법 적용 일정을 감안하면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행보로 관측된다.

물론 EU의 이번 법률은 역내에서만 적용된다. 따라서 애플은 다른 지역에서는 여전히 라이트닝 커넥터 방식을 고수해도 큰 문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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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U 지역에서 판매될 아이폰에만 USB-C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니다. 현재 유럽은 애플 전체 판매량의 4분의 1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결국 10년 째 ‘나홀로 행보’를 고수했던 애플의 고집은 앞으로 2년 내에 꺾일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