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은 어떻게 될까?
유럽연합(EU)이 2024년부터 모바일 기기 충전방식을 USB-C로 통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애플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은 2012년 아이폰5 출시 이후 10년째 라이트닝 커넥터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 EU, 외부 동글 제공 방식은 불허
충전기 표준화 법안은 EU 행정부 역할을 하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2021년 9월 처음 제안했다. 당시 EC는 USB-C를 스마트폰 충전 케이블 표준 방식으로 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유럽의회 내부시장 및 소비자보호위원회(IMCO)는 지난 4월 모바일 충전기 표준화 법안을 43대 2로 가결했다.
결국 지난 7일(현지시간) 열린 유럽의회 전체회의에서도 스마트폰, 태블릿, 카메라 등의 충전 포트를 USB-C로 통일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속도가 붙었다.
물론 유럽의회를 통과했다고 해서 곧바로 모바일 충전기 표준화법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유럽이사회 승인 과정도 거쳐야만 한다.
더버지에 따르면 유럽이사회 승인은 여름 휴가기간 이후 이뤄질 전망이다. 유럽이사회의 여름 휴가는 9월 1일 끝난다.
유럽이사회 합의 후 20일이 지나면 법이 확정된다. 이후 24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새로운 규정이 적용된다. 따라서 2024년 가을부터는 EU 지역에서 판매되는 모든 모바일 기기 충전기는 USB-C로 통일해야 한다.
그 동안 안드로이드를 비롯한 다른 스마트폰들은 USB-C 방식으로 전환해 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애플은 사정이 다르다. 2012년 아이폰5 이후 계속 라이트닝 커넥터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가 되면 애플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둘 중 하나다. 완전 무선충전 방식을 선택하든가, USB-C 포트로 전환해야만 한다.
더버지에 따르면 애플이 현재 충전 방식을 고수하면서 별도 커넥터를 제공하거나 판매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EU 규정에 따르면 USB-C 커넥터는 “언제나 부착할 수 있고, 작동 가능해야만” 한다.
이번에 추진되는 법이 전자 폐기물을 감축하고 소비자 편의를 증대하려는 두 가지 입법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EU는 모바일 충전기 표준화법을 시행할 경우 연간 1만1천 톤 가량의 전자 폐기물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시한은 2024년이지만, 기존 제품 감안하면 전환 더 서둘러야
애플은 매년 9월 신제품을 공개해 왔다. 따라서 2024년 출시될 아이폰 신제품부터는 EU 규정에 따라 USB-C로 전환해야 한다.
문제는 EU 규정이 기존 제품에도 적용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애플이 EU 시장에서 제대로 영업을 하기 위해선 USB-C 전환을 좀 더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더버지가 지적했다.
그 동안 애플은 ‘혁신 저해’를 이유로 USB-C 충전 방식을 계속 거부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입장 변화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애플 전문가인 궈밍치는 최근 애플이 2023년 출시될 아이폰15에는 라이트닝 포트 대신 USB-C 충전방식을 채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 기자 역시 애플이 이미 USB-C 포트를 탑재한 아이폰 테스트 작업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두 전문가의 예상이 맞다면 애플은 내년부터 아이폰에 USB-C 충전방식을 적용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전망된다. EU의 새 법 적용 일정을 감안하면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행보로 관측된다.
물론 EU의 이번 법률은 역내에서만 적용된다. 따라서 애플은 다른 지역에서는 여전히 라이트닝 커넥터 방식을 고수해도 큰 문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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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U 지역에서 판매될 아이폰에만 USB-C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니다. 현재 유럽은 애플 전체 판매량의 4분의 1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결국 10년 째 ‘나홀로 행보’를 고수했던 애플의 고집은 앞으로 2년 내에 꺾일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