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모바일 기기 충전기 표준화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의회 내부시장 및 소비자보호위원회(IMCO)에 이어 전체회의에서도 충전기 표준안을 통과시켰다.
유럽 의회는 7일 스마트폰, 태블릿, 카메라 등의 충전 포트를 USB-C로 통일하기로 의결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충전기 표준화 법안은 EU 행정부 역할을 하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2021년 9월 처음 제안했다. 당시 EC는 USB-C를 스마트폰 충전 케이블 표준 방식으로 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EC는 2022년 중 법안을 확정한 뒤 2024년부터 USB-C 방식을 의무 적용해야만 한다.
유럽의회 IMCO가 지난 4월 모바일 충전기 표준화 법안을 43대 2로 통과시키면서 속도가 붙었다.
특히 IMCO는 충전기 표준 적용 대상 기기를 스마트폰, 태블릿 뿐만 아니라 노트북PC 등으로도 확대하기로 의결했다. 다만 스마트워치, 건강 추적기처럼 USB-C 포트를 설치하기 힘들 경우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모바일기기 충전기 통일 법안이 발효될 경우 스마트폰을 비롯해 태블릿, 휴대형 게임기, 전자책 리더기, 디지털 카메라, 전자 장난감 등의 충전기는 모두 USB-C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
■ 애플, 환경 악영향 등 이유로 라이트닝 고수
이번 조치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애플이다. 애플은 EU가 2011년 처음 모바일 기기 충전기 표준 통일 작업을 추진할 때부터 계속 반대 의사를 표명해 왔다.
애플은 반대 명분으로 ‘혁신 저하’를 내세웠다. 충전기를 단일화할 경우 업체들의 다양한 혁신 시도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또 USB-C로 강제 전환할 경우 오히려 환경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엄청나게 많이 보급된 라이트닝 커넥터를 모두 폐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EU가 충전기 단일화를 의무화하기로 함에 따라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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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애플이 USB-C를 완전히 무시한 것은 아니다. 아이폰을 제외한 다른 기기들은 서서히 USB-C 단자로 전환했다.
2015년 맥북에 USB-C를 채용한 데 이어 2018년에는 아이패드 프로로 확대했다. 또 올해 출시한 아이패드 미니 최신 모델에도 USB-C 포트를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