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km 가는 디젤차'…폭스바겐 플래그십 세단 '아테온'

폭스바겐 플래그십 세단 아테온을 시승했다. 조형을 개선하고 안전·편의사양을 늘인 부분변경 모델이다. 엔진은 2.0리터 디젤. 리터당 2천원을 넘나드는 값 비싼 경유를 연료로 쓴다. 주유를 할 때마다 부담이 될 수밖에 없지만,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면 계기판에 주행거리 1천km라는 경이로운 숫자가 뜬다. 서울-부산 왕복은 물론 그 이상도 갈 수 있는 수치다.

파워트레인은 차세대 EA288 이보 2.0리터 디젤 터보와 7단 DSG로 구성된다. 최고 출력 200마력(3천600~4천100rpm), 최대 토크 40.8kg.m(1천750~3천500rpm)를 낸다. 굴림 방식은 앞바퀴 굴림. 저회전 구간부터 터지는 풍부한 토크와 재빠른 변속을 구현하는 변속기 덕분에 가속은 매끄럽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도 7.9초에 불과하다.

디젤 특유의 진동·소음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엔진 커버 패널 아래 흡음재를 대거 부착하고 밸런스 샤프트를 두 개 장착해 불필요한 진동을 줄여서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과 고속에서 실내로 유입되는 풍절음도 잘 막았다.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

어댑티브 섀시 컨트롤(DCC)은 기본사양이다. 노멀-컴포트-스포츠 모드뿐 아니라 컴포트+에서 스포츠+까지 주행 모드를 세분화해 엔진, 변속기, 스티어링, 댐퍼 특성을 세밀하게 바꾼다. 터치 한 번으로 차 성격을 극명하게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노멀-컴포트는 고급 세단 못지않게 부드러운 반면, 스포츠는 민감한 스로틀 반응속도와 단단하게 바뀐 하체를 제공한다. 인디비주얼 모드를 택하면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차 성격을 바꿀 수 있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15.5km다. 과속, 급가·감속만 안 해도 연비는 오른다. 주행거리도 늘어난다. 시승 중 계기판에 찍힌 최대 주행거리는 1천40km에 달했다. 고유가 시대에서도 이 차를 조명하는 이유다. 타 제조사 디젤자동차는 물론, 가솔린·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수소 등 그 어떤 유닛보다 멀리 간다. 주유소를 자주 가야한다거나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충전을 해줘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안전사양에는 IQ. 드라이브가 있다. 트래블 어시스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레인 어시스트 등을 포함한다. 이 중 트래블 어시스트는 출발부터 시속 210km까지 전방 카메라, 레이더 센서, 초음파 센서 등을 활용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레인 어시스트 등을 통합 전개한다. 고속도로 또는 잘 정비된 국도에서 차 스스로 앞 차와의 거리, 차선 중앙을 파악해 나아가고, 혼잡한 도심 속에서도 꺼지지 않고 반자율주행을 이어간다.

외관은 좌우가 연결돼 있는 것 같은 밴드 스타일 LED 헤드램프를 적용해 이전보다 강렬한 형상을 자아낸다. 지붕 선은 쿠페처럼 매끄럽게 떨어진다. LED 리어램프는 다이내믹 턴 시그널 기능을 탑재해 높은 시인성뿐 아니라 뒷면 디자인 완성도도 높인다.

실내는 디지털콕핏프로, MIB3디스커버프로, 멀티펑션스티어링휠 등으로 향상된 사용자 편의성을 제공한다.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는 무선으로 쓸 수 있다. 앉은 자세는 낮고 공간은 넓다. 2열 무릎·머리공간도 넉넉하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563리터, 최대 1557리터. 2열 시트를 모두 접었을 때 트렁크 공간 길이는 2m 정도로 늘어난다. 평탄화는 할 수 없다. 차박은 무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