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U+, 업무용 메타버스 출사표...통신 3사 '격돌'

KT '메타라운지'·LGU+ '가상오피스' 계획 밝혀...경쟁 심화 우려도

방송/통신입력 :2022/06/08 18:47    수정: 2022/06/09 11:07

통신 3사가 모두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든 가운데 KT와 LG유플러스가 업무에 사용할 수 있는 B2B 메타버스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연내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두 기업이 준비하고 있는 것은 업무용 협업이 가능한 플랫폼이다.

지난해 SK텔레콤이 선보인 '이프랜드'도 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어 KT와 LG유플러스의 서비스가 출시되면 기업용 메타버스 시장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 SKT, 발표자료 공유 가능한 플랫폼 '이프랜드'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든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자체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술 플랫폼인 'T리얼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프랜드를 선보였다. 이프랜드는 131명이 접속해도 깔끔한 통화 음질을 자랑하는 등 대규모 모임에 초점을 맞춰 만들어졌다. 

발표 시점부터 이프랜드를 제페토, 로블록스와 차별화를 만들었던 게 발표자료 공유 기능이다. 이프랜드에서 모임을 만든 호스트는 원하는 PDF 파일이나 영상을 스크린에 공유해 다른 유저들과 함께 볼 수 있다. 페이지 전환을 한다든지 영상을 제어하는 등 다양한 활동도 원활하게 가능하다. 

실제로 내부에서 기업설명회를 개최하거나 팬미팅 장소로 사용하는 건 물론,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해당 기능을 보고 문의를 주는 기업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연내 이프랜드에 게이미피케이션적인 요소를 강화해 타깃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유저들이 주사위, 다트 등 소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다수가 참여할 수 있는 미니게임도 선보인다.

내부에 경제 시스템도 구축한다. 유저가 직접 제작할 수 있도록 아바타와 랜드 제작 플랫폼을 공개하며, 대체불가토큰(NFT) 마켓플레이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유저들이 소품, 아바타, 의상 등을 제작해 서로 사고팔 수 있는 방식이다.

■ KT, '메타라운지'와 '지니버스' 준비 중

KT는 최근 내부에서 2개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테스트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를 목표로 협업이 가능한 업무용 메타버스를 준비하고 있다. KT에 따르면 메타버스 이름은 '메타라운지'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

KT 관계자는 "메타라운지는 계속해서 내부적으로 테스트를 거치고 있는 단계"라며 "B2B 혹은 B2G 형태로 출시하게 될 것으로 보이나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KT는 최근 B2C 메타버스인 '지니버스'의 알파테스트도 진행하고 있다. 지니버스는 메타버스 공간에 실제 KT 서비스를 연동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사용자는 지니버스에 가입하면 '지니홈'을 만들어야 한다. 이 지니홈은 인공지능(AI)을 기반 모델링 기술을 사용해 현실에서 살고 있는 집도 지니버스에 구현할 수 있다. KT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방향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실제 살고 있는 집을 지니홈에 구현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니버스는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하며, 내부에 가상화폐인 'G코인'을 접목해 경제 시스템도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는 간단한 게임을 통해 G코인을 얻고, 내부 매장에서 필요한 상품을 살 수 있다. KT는 소상공인들이 지니버스 안에 메타버스 매장을 입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LG유플러스, 연내 'U+가상오피스' 선보일 예정

LG유플러스는 대학생, 직장인, 어린이 등 특정 타깃에 맞춤화된 메타버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LG유플러스는 메타버스 개발사 맘모식스와 손잡고 플랫폼 '갤럭시티'를 기반으로 대학생 맞춤형 메타버스를 선보여왔다. 

숙명여대에 특화된 메타버스인 '스노우버스'가 대표적이다. 스노우버스 내부에는 숙명여대 캠퍼스가 구현돼 있다. 맘모식스가 개발을, LG유플러스는 콘텐츠 기획을 맡는 식으로 협업이 진행됐다. LG유플러스는 서강대 및 부산대와도 메타버스 캠퍼스를 구축하기로 협의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가 새롭게 선보일 업무용 메타버스는 'U+가상오피스'다. U+가상오피스에는 실제 사무실처럼 책상이 있는 업무공간, 휴식을 취하는 공간, 회의 공간, 비밀 대화가 가능한 공간 등이 구축될 예정이다. 감정 표현 기능을 갖춘 아바타를 제공해 U+가상오피스 내부에서 근무하며 서로 소통할 수도 있다. 

LG유플러스는 또한 키즈용 메타버스인 'U+키즈동물원'도 선보일 예정이다. U+키즈동물원은 어린이들의 체험과 학습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내부에 기린, 곰, 호랑이 등 30여종의 야생동물과 20여종의 동물이 AI 기반 NPC로 나타난다. 사용자는 가상 동물원을 체험하거나 AI NPC와 학습을 즐길 수 있고, 퀴즈를 풀어 보상도 받을 수 있다.

■ 통신 3사 메타버스 진출 두고 엇갈린 반응

업계에서는 통신 3사의 메타버스 진출을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내수 시장에 국한된 통신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메타버스 등 신산업으로 진출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지만, 동시에 차별화되지 않은 서비스로 시장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책 '메타버스의 시대' 저자인 이시한 성신여대 겸임교수는 "메타버스는 기술을 집약해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 홈페이지의 개념을 대체할 새로운 플랫폼으로 메타버스가 떠오르고 있으며, 기술도 큰 폭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진출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시장의 확대 가능성 때문에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많은  테크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메타버스를 게임이나 AR의 연장선으로 간주하는 데 그치지 않고 블록체인, 대체불가토큰(NFT), AI 등 유망 기술분야와 융합해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로 보기 때문"이라며 "단순 서비스를 넘어 플랫폼 관점에서 시장의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기 때문에 메타버스가 각광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시장에 지나치게 많은 메타버스 서비스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성공을 위해서는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통신업계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엔데믹이 어느정도 와 있는 상황에서 시장에 너무 많은 메타버스가 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나오는 메타버스들은 다른 기업과 차별화 지점을 만들지 않으면 살아남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