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자가항체 작용이 조현병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현병은 망상과 환청이 나타나고 언어와 행동의 이상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원인과 증상이 다양해 진단과 치료가 쉽지 않다.
일본 도쿄의치학대학 연구진은 조현병 환자 체내의 자가항체를 투여한 쥐가 조현병 증상과 유사한 행동을 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셀 리포트 메디신(Cell Reports Medicine)'에 게재됐다.
자가항체는 바이러스 등 외부 위협이 아니라 자신의 체성분에 반응하는 항체를 말한다. 이러한 항체는 류머티즘이나 루푸스 등 자가면역 질환을 일으킨다.
연구진은 조현병 발병과 관련 있는 것으로 의심되던 신경세포결합분자 'NCAM1'에 주목했다. NCAM1 단백질은 뇌 세포들이 시냅스를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것을 돕는 역할을 한다.
조현병 환자 223명과 일반인 201명을 조사한 결과, 조현병 환자중 12명에서 NCAM1에 대한 자가항체가 검출됐다. 일반인 중에선 이 자가항체가 나오지 않았다. NCAM1에 대한 자가항체가 조현병의 여러 원인 중 하나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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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연구진은 조현병 환자에게서 얻은 NCAM1에 대한 자가항체를 정제해 쥐의 뇌에 주입했다. 그러자 쥐는 인지 능력과 놀람 반사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등 조현병에 걸린 모형 동물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시냅스와 수지상극 등 뇌 세포 간 연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들의 수도 줄었다.
NCAM1에 대한 자가항체가 조현병의 원인 중 하나임이 확인되면, 조현병 진단과 치료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