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 국내에서 코로나19와 같은 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될 원숭이두창이 4일 기준 전세계에서 919명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확산 속도는 빠른 편이 아니지만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은 데다가 잠복기가 길고 반려동물 감염 가능성 등이 높아 여전히 우려를 사고 있다.
국제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4일 기준 원숭이 두창 전세계 확진자는 919명에 달한다. 의심환자까지 포함하면 990명으로, 지난달 6일 영국의 첫 환자 보고 후 한달 동안 약 1000명이 감염된 셈이다.
원숭이두창의 인간 감염 사례는 1970년 처음 보고됐고 그후 아프리카 지역에서 풍토병이 됐다. 하지만 아프리카 밖의 다른 지역에서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원숭이두창이 주로 밀접 접촉을 통해 감염되어 팬데믹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긴 잠복기, 반려동물 감염 가능성, 면역보유 인구가 크게 준 것 등을 향후의 가장 큰 리스크로 보고 있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감염 후 잠복기가 통상 6~13일, 최장 21일에 달한다. 그래서 해외에서 감염된 확진자가 입국할 당시에는 아무 증상이 없는 상태로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일부 전문가들은 해외 30개국 이상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감염자가 발생한 이유가, 이미 오랜 시간 은밀히 확산되고 있다가 성소수자들의 파티 등으로 전세계로 퍼져나갔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
인수공통감염병인 원숭이두창이 어떤 동물을 매개로 인간에게 전해진 것인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설치류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난 2일 WHO는 교외 지역 병원에서 의료폐기물을 야외에 방치했다가 설치류가 이를 물어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사람이 함께 사는 반려동물에게 병을 옮기고 다시 이들이 인간에게 옮기는 양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따라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반려동물인 기니피그나 쥐 등은 감염자의 잠복기인 21일간은 집에서 떠나있게 해야 하고 그밖의 개나 고양이는 가정내 격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에게 전파된 뒤 다시 야생동물에게 바이러스가 옮겨가면 그 지역의 풍토병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원숭이두창에 대한 면역을 보유하고 있는 인구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도 우려되는 점이다.
원숭이두창은 두창과 비슷한 계통이라 기존 두창 백신이 85% 정도의 예방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WHO가 1980년 두창 종식을 선언한 이후 백신 접종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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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시 1979년까지만 두창 백신 접종이 이뤄져 대체로 50대 이상만 면역이 형성되었다. 최근 북미와 유럽에서 발생하고 있는 확진자도 대부분 면역이 형성되지 않은 연령대인 20대와 30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