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550명을 넘어선 가운데 발원지인 아프리카 외 첫 확진 사례가 보고된 영국에서 지역 감염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지난달 31일 기준 국내에서 190건의 원숭이두창 확진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들 중 동성과 성관계를 한 남성들이 11명이었고 여성 확진자는 2명에 불과했다. 또한 전체 확진자의 18%인 34명만이 증상 발현 21일 이내에 해외 여행을 한 경험이 있었던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확진자의 대부분이 지역 감염을 통해 확진됐다는 사실을 의미 한다.
영국 보건당국은 지금까지 확진자들이 게이 바나 사우나를 방문하거나 데이트 앱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과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다만 "아직 조사는 계속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감염 원인을 특정 사건이나 하나의 요인에 국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보다 늦게 확진자가 보고됐지만 이베리아반도의 두 국가에서 발생한 확진자 수는 영국의 확진자 수를 넘었다. 이날 스페인에서는 142건, 포르투갈에서는 119건 각각 확진사례가 보고됐다.
유럽 대륙 뿐만 아니라 전세계 확진자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WHO는 이날 전세계 30개국에서 550건 이상의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고 발표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가 주로 보고되는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 국가 외 세계 여러 나라에서 빠르게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향후 확산이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원숭이두창 증상은 일반적으로 일정 기간 지나면 자연 치유되지만 몇몇 사례는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직 북미와 유럽에서 보고된 확진 사례 중 사망자가 보고되지는 않았지만 WHO는 이 질병이 어린이와 임산부 등 취약계층에까지 퍼지지 않았기 때문에 심각한 증상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라고 전했다.
WHO는 실제 50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원숭이두창 사례를 관찰해 왔으며 매년 이 국가들에서는 관련 사망자가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만 아프리카 5개국에서 70명 이상이 원숭이두창으로 사망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현재 대부분의 발병 사례가 동성과 성관계를 맺은 남성에게서 나타났지만 가까운 신체 접촉을 통해서도 쉽게 전염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확진자들을 차별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확산 방지를 위해 각국에 감시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WHO 원숭이두창 기술책임자인 로사문드 루이스 박사는 "현재로서는 우리가 원숭이두창 확산을 억제하기에 너무 늦은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며 "WHO와 모든 회원국들은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여전히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처럼 사람들에게 대규모로 백신을 접종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루이스 박사는 "WHO는 현재 원숭이두창과 관련 대규모의 백신접종을 권장하지는 않는다"며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확산 억제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WHO는 최근 '원숭이두창'이 확산 조짐을 보이자 이 전염병에 대한 위험평가를 '2단계 보통위험'으로 격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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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위험평가 분류 항목은 △0단계 매우 낮은 위험 △1단계 낮은 위험 △2단계 보통 위험 △3단계 높은 위험 △4단계 매우 높은 위험 등 5가지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