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치명률 3~6%…신생아·어린이·면역저하자는 더 위험해

대부분 자연회복…치료제 없지만 대증치료로 회복 가능

헬스케어입력 :2022/06/02 11:34

전 세계 31개국에서 550명이 감염되며 확산 중인 ‘원숭이두창(Monkeypox)’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감염병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 발진성 희귀질환이다. 1958년 코펜하겐 국립혈청연구소가 사육 원숭이에서 첫 발견했다. 

그러다 1970년 DR콩고에서 첫 사람 감염사례 이후 중앙 및 서부 아프리카의 농촌 열대우림지역에서 주로 발생 사례가 보고됐다. 대다수 사례는 DR콩고와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발생했다. 원숭이두창은 두창과 비슷하지만 중증도는 낮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9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을 ‘보통위험(moderate risk)’ 수준으로 분류했다.

원숭이두창은 주로 ▲나이지리아 ▲카메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등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풍토병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난달 7일 영국에서 1건의 원숭이두창 유입사례 보고 이후 같은 달 24일 기준 ▲영국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 ▲미국 ▲캐나다 ▲벨기에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이스라엘 ▲스위스 ▲호주 ▲덴마크 ▲오스트리아 ▲모로코 ▲아르헨티나 등지에서 감염사례가 보고됐다.

사진=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치명률 3~6%…자연회복하거나 대증치료 이뤄져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Poxviridae과 Orthopoxvirus 중 하나로 이중 가닥 DNA바이러스이다. RNA바이러스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이가 쉽게 발생하는 것과 달리 원숭이두창은 바이러스 특성 상 변이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됐다. 

원숭이두창의 잠복기는 5일~21일인데, 통상 6일~13일내 증상이 나타났다. 인수공통감염병으로 동물에서 사람, 사람에서 사람, 감염된 환경에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미세한 침방울(비말)을 통해 코·구강·인두·점막·폐포에 있는 감염비말에 의한 사람 간 직접 전파가 특징이다. 바이러스가 포함된 미세 에어로졸을 통한 공기전파도 가능하지만 이러한 사례는 흔하지 않다.

또 감염된 동물과 사람의 혈액·체액·피부·점막병변과의 직·간접 접촉으로도 감염된다. 이와 함께 감염환자의 병변이 묻은 의복 등의 접촉을 통해서도 전파가 이뤄진다. 병원소는 감염된 원숭이·다람쥐·감비아 자이언트 쥐 등 야생동물이다.

치명률은 일반적으로 약 1%~10%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치명률을 3~6%로 보고했다. 서아프리카에서 검출된 균주의 치명률은 1%인 반면, 중앙아프리카에서는 10%~11%로 더 높은 독성이 발견됐다.

질병의 정도는 경증에서 중등도이지만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게 WHO의 경고다. 질병청도 신생아·어린이·면역저하자 등에서는 심각한 증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단 감염되면  발열·두통·림프절병증·요통·근육통·근무력증 등을 시작으로 1일~3일 이후 얼굴을 중심으로 발진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다 원심형으로 손바닥과 발바닥 등으로 발진이 확산된다. 더러 입·생식기· 안구에도 나타날 수 있다. 구진성 발진은 수포·농포·가피 등으로 진행되는데, 특정 부위 발진은 림프절 종대가 특징이며, 이러한 증상은 2주~4주간 지속된다.

감염 진단은 혈액·피부병변조직·피부병변액·가피 등 검체에서 특이 유전자를 검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질병청은 2016년 원숭이두창 검사체계를 구축, 의심환자 발생 시 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이 가능한 상황이다.

감염후 대부분 자연 회복된다. 아직 상용화된 특이치료제가 없어 대증치료가 실시되고 있다. 이밖에도 ‘시도포비어’와 ‘백시니아면역글로불린’을 통한 치료도 가능하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일반적인 두창바이러스와 구조가 비슷해 두창백신으로 교차면역반응 유도하면 약  85%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청이 보유한 두창 백신은 생물테러나 국가의 공중보건 위기 상황 시 사용할 목적으로 비축하고 있는 것이다. 질병청은 현재 일반 국민 접종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왼쪽의 위, 아래가 원숭이두창이며, 오른쪽 위, 아래가 수두다. (사진=질병관리청)

■ ‘수두’ 걸려도 증상 비슷해

원숭이두창은 ▲수두 ▲대상포진 ▲옴 ▲홍역 ▲말라리아 ▲2기 매독 등과 증상이 비슷해 감염 여부를 오인할 수 있다. 원숭이두창은 림프절 종대가 나타나고 동일부위 발진은 같은 진행단계(same stage)의 발진이 특징이다. 발열이 있고 1일~3일 후 발진이 주로 나타나기 시작해 발진이 손과 발바닥 등으로 확산된다.

‘수두’도 수포와 농포가 전신에 걸쳐 발생하기 때문에 원숭이두창과 구분이 어렵다. 차이점은 발진의 경계가 불명확한 수포성 발진이라는 점, 발진마다 진행단계가 다르며 손‧발바닥 침범 및 림프절 종대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대상포진’도 수포와 농포가 발견되지만, 피부분절(dermatome)을 따라 띠 형태로 발진이 분포돼 구분이 비교적 용이하다. 다만, 파종 대상포진의 경우 전신의 수포와 농포로 나타나고 발열도 동반해 구분이 어렵다. 그렇지만 파종 대상포진에서 손바닥과 발바닥을 침범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옴’은 수포와 농포를 형성하지 않아 구분이 가능하다. ‘홍역’에 걸려도 발진이 전신에 걸쳐 발생하지만, 결막염과 Koplik’s spot이 발견된다는 점 수포, 농포를 형성하지 않고 피부 발진이 서로 뭉쳐지는 모습을 보여 구분할 수 있다.

아프리카를 여행한 후 발열이 있으면 말라리아를 의심해야 한다. 말라리아 감염에 따른 발열은 원숭이두창 감염 초기의 발열과 구분이 어려울 수 있다. 며칠 관찰해 발진이 생기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지만, 아프리카 여행 후 발열이 있다면 감염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아울러 ‘2기 매독’도 발열과 발진이 나타나고 발진이 전신을 침범하지만 수포와 농포를 형성하지 않아 구분이 가능하다. 또 혈청검사에서 RPR 역가가 높아 원숭이두창과의 구분이 비교적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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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질병청은 지난달 30일 해당 감염병에 대한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 단계로 발령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발생 사례는 없지만, 이후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나오면 위기 경보 수준은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을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고시개정을 추진하고, 고시 개정 이전에는 신종감염병증후군으로 관리, 의심환자 신고·역학조사·치료기관 지정·격리대응 등을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