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99일째, 러시아는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인근 세베로도네츠크 지역을 대부분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장악한 영토가 우크라이나 전체 20%에 이른다는 개탄도 나왔다.
영국 국방정보 당국은 2일(현지시간)자 정보 업데이트를 통해 러시아가 세베로도네츠크 지역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평가했다. 이 지역으로 진입하는 주요 길목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통제하에 남아 있지만, 러시아가 꾸준히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다.
가디언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뤽상부르 의회 연설에서 "오늘까지 우리 영토의 약 20%가 점령자들(러시아)의 통제하에 있다. 거의 12만5000㎢"라고 전했다. 다만 자국군이 세베로도네츠크 주변에서 러시아군과 맞서고 있다고 했다.
세베로도네츠크 지역은 루한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마지막으로 사수 중인 주요 지역으로 평가된다. 이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서진을 막아주는 강 지역에서 다리를 파괴하며 버티고 있다고 한다. 이 지역에서 시가전도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여러 지역에서 진격을 꾀하고 있으며, 시베르스키도네츠강 인근에서는 포격으로 우크라이나 정교회 수도사 세 명이 사망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러시아군은 자신 점령지 방향에서 포격을 계속 중이라고 한다.
러시아군은 아울러 바흐무트 지역으로 꾸준히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바흐무트 지역은 우크라이나군의 보급로로 평가되는데, 러시아군은 이 지역 동부와 남부에서 공격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다만 남부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진전을 이뤘다는 소식도 들렸다. CNN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측은 텔레그램을 통해 "헤르손 지역에서 우리 군이 8㎞ 상당의 점령 지역을 해방했다"라고 밝혔다. 헤르손에서는 러시아 점령군에 의한 가혹행위 등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민간인들의 피해는 줄지 않는 모양새다. 특히 도네츠크 슬로비얀스크 지역에서는 포격으로 전기와 수도가 끊긴 상태에서 시 당국이 주민들에게 대피를 권유하기도 했다. 이 지역은 2014년 크름반도 강제 합병 무렵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장악했다가 우크라이나가 탈환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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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사상자는 여전히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침공이 시작된 2월24일부터 전날인 1일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사망 4169명, 부상 4982명 등 총 9151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를 빠져나간 사람은 698만 명에 이른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