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게임시장 넘버3'가 예사롭지 않은 이유

앱스토어 독점 공방의 핵심 쟁점은 배포와 결제 두 가지다. 특히 문제가 되는 건 ‘인앱결제 독점’이다.

애플과 구글은 그 동안 앱 내부에서 결제가 이뤄질 경우 15~30% 수수료를 부과해 왔다. 다른 결제 수단은 철저히 막아 왔다. 애플은 모든 앱에 대해 이 정책을 적용했다. 반면 구글은 게임에만 인앱결제 의무화 조치를 적용하다가 최근 다른 서비스로 확대하고 있다.

에픽게임즈 같은 게임업체나, 스포티파이 같은 음악 스트리밍 업체들은 인앱결제 수수료가 ‘애플세’ 혹은 ‘구글세’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럴 때마다 애플과 구글은 “인앱결제 수수료가 과도한 수준은 아니다”고 항변해 왔다. 앱장터 유지 관리 비용 수준이라는 논리를 내놓기도 했다.

■ '30% 인앱결제 수수료'만으로 게임시장 실력자 부상

게임·e스포츠 시장 조사 업체 뉴주(Newzoo)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는 두 업체가 그 동안 ‘과도한 엄살’을 해 왔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애플의 게임 매출은 153억 달러(약 19조원)로 집계됐다. 이 같은 매출 규모는 전년에 비해 17.7% 늘어난 것이다.

놀라운 건 게임시장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위치다. 애플은 텐센트(322억 달러), 소니(182억 달러)에 이어 게임 매출 3위에 랭크됐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인수된 액티비전 블리자드(81억 달러), 닌텐도(81억 달러) 같은 전통 게임 강자들을 멀찍이 따돌렸다. 마이크로소프트(MS, 129억 달러), 구글(110억 달러)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도 애플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결과가 놀라운 건 애플이 돈을 버는 방식 때문이다.

잘 아는대로 애플은 게임 사업을 적극 수행하지 않고 있다. 애플 아케이드란 게임 구독 서비스 있긴 하지만, 게임 타이틀을 제작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게임시장의 ‘넘버 3’로 떠오른 건 ‘인앱결제 수수료’ 덕분이다.

성장률만 봐도 ‘인앱결제 수수료'가 얼마나 매력적인 수익원인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지난 해 게임 매출 성장률 면에선 구글이 20.8%로 1위를 기록했으며, 애플이 17.7%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플레이스테이션5(PS5)를 출시한 소니는 지난 해 게임 매출이 2.3% 감소하고, 또 다른 게임업체 닌텐도도 1.9% 성장에 머물렀다.

뉴주는 이번 보고서에서 “2021년 모바일 게임 시장은 12.5% 성장했다”면서 “이는 양대 모바일 플랫폼인 애플과 구글이 각각 17.7%와 20.8% 성장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뉴주는 "두 회사는 각각의 앱 장터에서 모든 게임 거래에 대해 30% 수수료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앱스토어에서 떼어가는 ’30% 수수료’가 애플과 구글 모바일 게임사업의 핵심 성장 엔진이란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데이터분석 전문업체 비주얼 캐피털리스트(Visual Capitalist)의 자료도 흥미롭다. 데이터캐피털리스트는 애플 앱스토어 전체 매출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애플의 게임 매출은 135억 달러로 전체 앱스토어 매출의 66.7%를 책임졌다. 사실상 게임이 앱스토어 사업을 지탱하는 핵심축인 셈이다.

■ 이용자-개발자 선택권 제한의 대가는 달콤했다

인앱결제 수수료 문제는 애플과 에픽 간의 반독점 소송에서도 쟁점이 됐다. 에픽은 인앱결제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 애플의 게임 매출이 엄청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당시 애플은 “앱스토어 운영에 수반되는 부대 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라면서 일축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를 통해 애플의 이런 설명은 상당 부분 엄살이란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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