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I 익스프레스 5.0 SSD, 더 크고 길어진다

방열·컨트롤러 칩 면적 확보 위해 폭·길이 모두 커져..."호환성 문제 없어"

올 하반기부터 출시될 PCI 익스프레스 5.0 기반 SSD 중 일부 제품이 현행 주류인 '2280' 규격 대신 '25110' 규격으로 생산될 전망이다.

PCI 익스프레스 규격이 2.0에서 4.0까지 속도 위주로 발전하는 동안 SSD 규격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고성능 NVMe SSD라 해도 대부분 2280 규격에 맞춰 만들어졌다.

AS2280FS M.2 PCIe Gen5 x4 SSD. (사진=에이페이서)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 출시될 PCI 익스프레스 5.0 지원 SSD는 발열 해소와 컨트롤러 칩 면적 증가 등으로 기판 규격 변화가 불가피하다.

■ 현행 PC용 SSD, 대부분 2280 규격으로 생산

PCI 익스프레스로 프로세서와 직접 연결되는 NVMe SSD는 대부분 '2280' 규격으로 만들어진다. 이는 PCI 익스프레스 규격 업계 단체인 PCI-SIG가 정한 것이며 앞 두 자리 '22'는 기판의 폭(mm)을, 뒤 두 자리 '80'은 기판의 너비(mm)를 가리킨다.

256GB, 혹은 500GB급 등 비교적 용량이 적은 제품들은 '2230', 또는 '2242' 규격으로 만들어진다. 기판 폭은 같지만 길이는 절반에 가까운 42mm로 부피를 줄여야 하는 13인치 미만 노트북이나 태블릿 등에 적합하다.

그래픽카드를 최대 PCI 익스프레스 5.0으로, SSD는 4.0으로 작동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반면 512GB 이상 고용량 제품은 대부분 2280 규격을 따른다. 또 일부 서버용 고성능 SSD는 기판 폭은 22mm로 같지만 길이를 110mm까지 늘린 22110 규격으로 생산된다.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더 탑재해 용량을 늘리기 위해서다.

■ AMD 새 칩셋 메인보드, 25110 규격 명시

에이수스, 기가바이트 등 대만 내 주요 PC 메인보드 제조사는 지난 주 AMD 라이젠 7000 시리즈 프로세서 공개에 발맞춰 이를 지원하는 X670 메인보드 등을 공개했다.

기술 문서에 따르면 이들 메인보드들은 현재까지 널리 쓰였던 M.2 2280 대신 M.2 25110 규격을 지원하는 SSD 슬롯을 내장하고 있다. 기판 폭이 기존 22mm에서 25mm로, 길이는 80mm에서 110mm로 늘어난다는 의미다.

주요 메인보드 제조사가 공개한 기술문서 중 일부.

PCI-SIG는 이미 지난 2020년 말 M.2 슬롯에 설치할 수 있는 기판 길이를 22mm에서 25mm까지 늘린 새로운 규격을 추가해 둔 상황이다. 약 1년 반만에 이 규격이 실제로 적용되는 것이다

■ "고성능화보다 발열 고려한 설계 추측"

SSD 기판의 길이와 폭이 넓어지는 이유에 대해 한 글로벌 PC 제조사 관계자는 "실제 제품이 나오지 않아 예측하기 어렵지만 용량 확대보다는 열 발산을 염두에 둔 설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SSD 양 면에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적용하면 TLC(3비트) 플래시 메모리를 탑재할 경우 4TB, QLC(4비트) 플래시 메모리를 적용한 제품은 8TB까지 확보할 수 있다. M.2 슬롯을 하나 더 확보하면 레이드(RAID) 0 등을 이용해 16TB 구성도 가능하다.

WD 블랙 SN750 NVMe SSD 방열판 탑재 모델 (사진=지디넷코리아)

문제는 SSD 성능이 향상되면서 발생하는 열이다. 장시간 읽기 쓰기를 반복하면 표면 온도가 최대 70도까지 상승하며 이 과정에서 속도도 떨어진다. 현재 출시되는 대부분의 SSD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루미늄 재질 방열판을 기본으로 적용한다.

반면 SSD 기판 면적이 늘어나면 낸드 플래시 메모리와 D램, 컨트롤러 칩 등을 여유있게 배치하고 더 큰 방열판을 달아 보다 효과적인 냉각이 가능하다.

■ "기존 제품도 호환성엔 문제 없다"

올 하반기부터 SSD 기판 면적이 늘어나도 호환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AMD 뿐만 아니라 인텔도 새 칩셋을 탑재한 메인보드를 출시할 예정이며 주요 업체들이 M.2 슬롯을 확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M.2 슬롯이 확대되어도 거꾸로 기존 2280 규격 SSD를 설치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M.2 슬롯의 플라스틱 고정 부분인 키(Key)를 이용해 고정되기 때문이다.

M.2 SSD 규격별 비교도.

또 다른 국내 PC업체 관계자는 "PCI 익스프레스 4.0 SSD를 지원하지 않는 노트북에 굳이 최신 제품을 설치해도 이득을 보기 어렵기 때문에 호환성 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