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조원 빅딜 성사"...브로드컴은 왜 VM웨어 샀을까

컴퓨팅입력 :2022/05/27 15:08    수정: 2022/05/27 15:28

통신칩 강자 브로드컴이 가상화·클라우드 소프트웨어 분야 리더 VM웨어를 610억 달러(약 77조 원)에 인수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리자드 인수, 델의 EMC 인수 다음으로 큰 기술기업 인수합병(M&A)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인수로 브로드컴은 통신칩 부문과 SW 부문 매출 비중이 비슷해져, 한층 안정적인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가져가게 됐다. 또 시만텍, CA 사업이 포함된 브로드컴의 소프트웨어 그룹이 VM웨어로 합쳐지면서, VM웨어는 엔터프라이즈 고객에 제공할 수 있는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77조원 빅딜 성사...고샵(Go-Shop) 조항 붙었지만 무난히 완료될 듯

브로드컴은 26일(현지시간) VM웨어를 61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링크) 브로드컴은 VM웨어의 모든 발행 주식을 현금과 주식을 통해 인수하기로 했다. 거래 대금은 지난 5월 25일 보통주 종가 기준으로 33%의 프리미엄을 붙여 책정했다. 추가로 VM웨어의 순 부채 80억 달러도 브로드컴이 떠안기로 했다. 

VM웨어 주주들은 주당 142.5 달러 또는 브로드컴 주식 0.2520주 중 하나를 선택해서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번 거래로 VM웨어 이사회 의장이자 최대 주주인 마이클 델은 큰 수익을 얻게 됐다. 

VM웨어는 지난 2004년 EMC에 6억2천500만 달러에 인수됐고, 2015년 EMC가 델에 670억 달러에 팔리면서, VM웨어도 델테크놀로지스 그룹에 속하게 됐다. 지난해 11월 델이 VM웨어를 분사하고 지분 81%를 처분하면서 독립 기업이 됐지만, 이후에도 마이클 델은 VM웨어 주식 40%를 가지고 VM웨어 이사회 의장으로 남아있다.

이번 거래에서는 VM웨어가 오는 7월 5일까지 다른 인수 제안을 받을 수 있는 '고-숍(Go-Shop)' 조항이 포함됐다. 다른 인수자와 거래를 시작할 경우 VM웨어는 브로드컴에 계약 해제 수수료 7억5천만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또, 규제 기관이 이번 거래를 허가하지 않을 경우 브로드컴이 VM웨어에 15억 달러의 채무가 생긴다는 조항도 계약에 포함됐다.    

하지만 이변이 없는 한 2023년에 거래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브로드컴)

■ 브로드컴, VM웨어 인수로 반도체부터 클라우드까지 종합 IT 기업으로 도약

레이시아계 미국인 혹 탄 최고경영자(CEO)가 이끌고 있는 브로드컴은 2017년 퀄컴 인수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이후 소프트웨어 기업 인수로 눈을 돌려 대상 기업을 물색해 왔다. 퀄컴 인수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반대해 무산됐다.

이후 브로드컴은 2018년 소프트웨어 업체 CA테크놀로지를 189억 달러, 2019년 시만텍의 엔터프라이즈 보안 부서를 107억 달러에 인수했다. 

브로드컴은 여기에 더해 VM웨어까지 손에 넣으면서 소프트웨어 영역에서 사업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VM웨어는 가상화 기술로 성장해 현재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현·운영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회사로 꼽힌다

거래가 마무리 되면 CA와 시만텍 사업이 포함된 브로드컴 소프트웨어 그룹은 VM웨어로 통합될 예정이다. VM웨어 라구 라구람 CEO는 "VM웨어의 자산과 인재가 기존 브로드컴 소프트웨어 포트폴리오와  결합하면, 놀라운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플레이어가 탄생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수를 마무리하게 되면 브로드컴은 칩 사업과 소프트웨어 사업을 아우르는 종합 기술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현재 브로드컴의 매출은 칩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회사는 회계연도 2021년 기준 칩 부문에서 240억 달러,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7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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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M웨어 인수 후에는 브로드컴의 소프트웨어 매출이 지금의 3배가 되며, 매출 비중도 칩과 소프트웨어가 50대 50으로 균형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M&A 자문회사 마틴울프의 팀 뮬러는 IT전문 외신 프로토콜에 "브로드컴 혹 탄 CEO는 회사의 성장률이 이대로 계속 증가할 수는 없고 소프트웨어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매우 논리적인 방향이라고 여러차례 이야기했다"면서 "VM웨어가 앞으로 브로드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