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가 반려동물 관련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공기청정기·청소기 등 기존 제품에 반려동물 맞춤 기능을 추가하거나 전용 제품을 내놓는 한편, 관련 마케팅으로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있다.
이는 빠르게 성장하는 반려동물 관련 시장에서 새로운 소비자 수요를 찾아내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국무역협회는 재작년 국내 펫케어 시장 규모를 17억 9천200만 달러(약 2조 2천700억원)로 추산했다. 2016년 이후 5년간 연평균 8.4%씩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 기준 국내 7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을 양육한다고 통계청은 파악했다.
지난해 세계 펫케어 시장은 1천 421억달러(약 180조 2천억원)으로 집계된다. 2026년까지 2천 177억달러(약 267조 1천9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대기업도 반려동물 가구 맞춤 마케팅
이달 삼성전자, 에코백스, 쿠쿠 등 가전 기업들은 반려동물 관련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일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과 '비스포크 펫 케어 가전' 체험 이벤트를 개최했다. 흩날리는 동물 털을 흡입하는 공기청정기의 펫 전용 기능 시연 등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에코백스와 쿠쿠는 20일부터 3일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2 케이펫페어'에 참가했다. 케이펫페어는 사료·간식·의류 등 반려동물 관련 용품을 선보이는 박람회다.
에코백스는 반려동물 털 흡입·알레르기 물질 제거 등 맞춤 기능이 적용된 로봇청소기와 공기청정기를 선보였다. 에코백스 측은 "로봇청소기 '디봇 X1 옴니'의 자율주행 가상 경계 구역 설정 기능 시연이 가장 큰 호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어 "배변패드는 보통 두께가 2cm 미만이어서 로봇청소기가 밟고 지나갈 위험이 있는데, 이 주위를 가상 경계구역으로 지정해 패드가 흡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쿠쿠는 2019년 론칭한 반려동물 전용 브랜드 '넬로' 제품을 시연했다. 반려동물 목욕 제품 '펫 에어샤워 & 드라이룸' 등을 선보이고 현장에서 할인 판매했다. 쿠쿠 측은 박람회 기간 동안 약 4만 5천명이 자사 부스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 반려동물 전용 가전 출시로 틈새시장 공략
쿠쿠는 가전 기업 중 빠르게 반려동물 맞춤 제품을 출시했다. 3년 전 반려동물 전용 브랜드 넬로를 내놓은 뒤 '스마트 급수·식기', 전동 이발기 '펫 클리퍼' 등 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드라이룸과 급수·식기 등은 렌털 서비스로도 출시해 판매 경로를 넓혔다.
쿠쿠 측은 "가족 개념이 반려동물로까지 확대되는 가운데, '또 하나의 가족'인 반려동물에 주목했다"고 전용 제품 출시 이유를 들었다. 기존 반려동물 가전 시장은 비교적 검증되지 않은 품질의 제품이 많아 쿠쿠의 기술력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신일전자는 반려동물 전용 욕조 '스파&드라이'를 판매 중이다. 물 속에 공기를 분사하는 기능으로 마사지 효과를 내고, 욕조 바닥에서 바람을 분사하는 기능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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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군은 반려동물 전용 제품 출시보다 기존 가전에 펫 맞춤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 LG전자는 이달 세탁기, 미니워시, 건조기, 워시타워 등 업(UP)가전에 '펫케어 코스'를 추가했다. 동물과 사람 옷을 분리해 세탁하고 싶은 수요에 맞춘 행보다. 펫케어 코스는 반려동물 냄새, 털 제거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박가현 수석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디지털 첨단기술을 활용한 혁신 제품은 기존 펫산업의 경쟁구도를 벗어난 시장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제품개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펫 푸드는 선진국 중심 글로벌 기업이, 펫 용품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신흥국이 주도하고 있지만, 첨단 기술을 활용한 제품은 디지털 친숙도와 소득 수준이 높은 국내 시장이 테스트베드가 되기 용이하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