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테라(UST)'와 관련 암호화폐 '루나(LUNA)' 발행사인 테라폼랩스에 투자한 투자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UST는 최근 고정된 가치를 유지하지 못하는 '디페깅'이 급격히 발생, 약 일주일만에 개당 가치가 0.1 달러 수준으로 폭락했다. 글로벌 암호화폐 평균 가격 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9일 현재 UST 시가총액은 10억 4천만 달러로, 디페깅 이전 180억 달러 규모를 기록한 데 비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스테이블코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고정 가치 유지가 완전히 깨졌고, 테라폼랩스가 이를 만회할 만한 준비금도 갖고 있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업계는 사실상 테라폼랩스의 재기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테라폼랩스가 지난해 1월 2천500만 달러, 7월 1억5천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던 만큼, 투자에 참여한 투자 펀드가 금전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었다.
미국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판테라캐피탈의 경우 지난해 테라폼랩스가 진행한 두 번의 투자 유치 과정에 모두 참여했는데, 일찍이 투자금 상당수를 회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블록체인 전문 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판테라캐피탈의 최고투자책임자인 조이 크루그는 "지난 1년간 시장에 상당한 거품이 있었기 때문에 UST 디페깅이 발생하기 전 대부분의 포지션에서 물러났다"며 "투자금의 약 80%를 점진적으로 현금화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투자 라운드에서 LUNA에 투자한 것은 아니다"며 "LUNA가 시장에 출시된 이후 2020년 7월 경 유동적인 거래 수단을 통해 매입한 적이 있다"고 첨언했다.
이 과정에서 판테라캐피탈은 170만 달러를 투자해 약 100배 늘어난 1억7천만 달러의 이익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테라에 투자해 막심한 손해를 본 사례도 있다. 판테라캐피탈과 마찬가지로 투자사 갤럭시디지털도 마찬가지로 테라 투자 유치에 참여했는데, 금전적 손실을 입게 됐다.
블록체인 전문 매체 디크립트에 따르면 갤럭시디지털은 트위터에서 CEO 마이크 노보그라츠가 이날 주주와 파트너사, 암호화폐 커뮤니티 대상으로 UST의 몰락 과정에 대해 작성한 서한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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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에 따르면 갤럭시디지털은 작년 말 기준 4억 달러로 평가되는 물량의 LUNA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현재 LUNA 가치가 0원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손해를 봤다. 갤럭시디지털은 이로 인해 지난 13일 기준 현 시장 상황에 따라 분기 누적 손실 3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파트너 자본은 지난 3월31일 당시와 비교해 12% 감소한 22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노보그라츠는 "지난 한 주 동안 경제와 거시 시장, 산업, 그 안에서 갤럭시디지털의 위치를 돌아봤다"며, "갤럭시디지털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때때로 이익을 현실화하고, 리스크 관리 프레임워크를 사용하고, 테라 디페깅이 투자금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사실을 이해했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