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사각지대 실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상용화 빨라지나

산업통상자원부, KT 자율주행 배달 로봇 사업 실증 특례 지원

디지털경제입력 :2022/05/17 17:05    수정: 2022/05/17 17:24

실외 자율주행 배달 로봇 사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20일부터 9월까지 KT 자율주행 배달 로봇 서비스 사업 실증 특례를 지원한다. 이에 따라 KT는 서울시 아파트단지, 충북 내 리조트와 주변 지역에서 자율주행 로봇 약 300대로 음식·물품·택배를 배달할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9월까지 진행한 실증 사업 결과를 보고 실증을 이어가거나, 바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로봇 전문기업, 통신사 등이 자율주행 배달 로봇을 개발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상용화는 어려운 실정이다. 자율주행 로봇은 도로교통법상 도로는 물론 인도와 횡단보도를 달릴 수 없다. 로봇의 지위는 자동차와 사람 중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 입법 공백 상태이기 때문이다. 로봇 자율주행의 안정성 검증도 과제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사업 실증에서 정해진 구간에 한해 자율주행 로봇의 보도, 횡단보도 주행을 허용한다. 사업을 담당하는 위성원 사무관은 "로봇이 신호등 색을 인식하고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는지, 보행자와 마주쳤을 때 회피하는 지 종합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배달 로봇 서비스 체계도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이번 사업에서 로봇은 5km/h 속도로 주행한다. 성인 걸음 속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술적으로는 20km/h 이상 속도를 낼 수 있지만, 인도에서 사람과 같이 다니기 위해 속도를 제한했다.

이번 실증에서는 로봇의 자율주행에 따른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검증한다. 자율주행 로봇은 주행 중 불특정 다수를 카메라로 촬영한다. 이는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로봇에 촬영 여부를 나타내는 안내판을 설치하고, 영상 촬영시간·범위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위 사무관은 "이번 실증 사업은 로봇 자체의 기술성은 물론, 자율주행 관련 안전성과 개인정보 관련 사안을 고루 살필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실증 사업 등 관련 검토를 면밀히 거쳐 지능형 로봇의 법적 지위를 명확하게 정의해야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국내에서는 배달의민족도 로봇 활용 자율주행 배달 서비스 도입을 준비해왔다. 배달의민족은 2019년 건국대학교 서울 캠퍼스에서 자율주행 배달 로봇 '딜리드라이브'를 테스트했다. 2020년 8월부터는 수원 광교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에서 실내외 통합 배송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시범 운행 중이다.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진행한 실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 테스트 전경

배달의민족 측은 "건국대에서 테스트를 시작할 때 로봇은 도로와 인도 모두 달릴 수 없는 도로교통법을 고려해 사유지에서만 운행했다"고 밝혔다. 당시 로봇은 25일 동안 1천km 넘게 달려  2천219건을 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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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딜리드라이브 로봇은 수원 주상복합 아파트 상권에서 1km 이내 근거리에서만 배송을 하고 있다. 아파트 공동 현관문과 연동해 건물 내부로 진입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각 세대로 이동한다.

세계 배달 로봇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시장 규모가 연 평균 19.2% 성장률을 보여 2024년이면 3천400만달러(약 433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에서는 우버, 포드, 아마존 등 다수 기업이 자율주행 배달 로봇을 개발, 시범 운행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