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가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방문을 계기로 공식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 IPEF를 공급망 회복탄력성과 안정적인 무역·해외투자처 확보를 위한 현실적 대응 수단으로써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원장 조상현)이 18일 발표한 보고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시사점 : IPEF와 무역·투자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인도태평양 지역은 2020년 기준 세계 인구의 35.2%, 총생산(GDP)의 44.8%, 상품무역의 35.3%를 차지하는 시장으로 우리나라 수출에서도 절반 가까운 47.1%(2021년 기준)를 차지하는 중요 시장이다.
보고서는 미국의 인·태 지역 전략은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에서 시작해 트럼프 행정부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확장했고 바이든 행정부까지 일관성 있게 추진돼 왔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기도 했으나, 이후 미국·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으로 구성된 쿼드(QUAD)를 뉴질랜드와 베트남 등으로 확대하는 쿼드 플러스(QUAD+)를 비롯해 아시아 국가와의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연달아 제안하는 등 인·태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이 변하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보고서는 또 “인·태 지역은 미국이 전략품목으로 지정한 반도체의 경우 이미 협력체계가 갖춰져 있어 미국의 공급망 안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전 공정), 한국(메모리 반도체 설계·생산), 대만(시스템 반도체 설계·생산), 일본(제조장비). 말레이시아(후 공정) 등이 핵심 역할을 소화하고 있고 아세안(ASEAN)과 인도에서는 전자·전기 제조업 가공·생산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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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다만 미국이 IPEF를 추진하는데 참가국 확대와 중간 선거를 앞둔 미국 내 반응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 참가가 확실시되고는 있으나 미국이 기대하는 수준의 전략적 가치를 지니려면 아세안·인도 참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공화당 정부도 인·태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을 부정하지 않는 데다 IPEF는 의회 동의를 얻어야 하는 무역협정이 아닌 행정협정으로 추진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선민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최근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신중하게 이뤄지고 있고, 미국도 미중간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최근 공급망 및 물류 대란 속 안정성과 회복탄력성 있는 국가 간 협력체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어 IPEF를 기업과 국가의 실익을 극대화하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