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통신 3사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5G 중간요금제 도입을 놓고 사업자 간 온도차를 보이고 있어 향후 출시 일정·방식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5G 중간요금제 출시 요구가 높았던데다, 윤석열 행정부도 5G 중간요금제 도입에 긍정적이어서 중간요금제 도입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내부적으로 5G 중간요금제 도입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SK텔레콤은 다양한 요금제 출시를 고민하고 있고 KT와 LG유플러스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 통신 3사, 역대급 실적 기록했다
통신 3사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 1조3천202억원으로 2011년 LTE 시대가 개막된 이후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통신사별로는 ▲SK텔레콤 매출 4조2천772억원, 영업이익 4천324억원 ▲KT 매출 6조2천777억원, 영업이익 6천266억원 ▲LG유플러스 매출 3조4천100억원, 영업이익 2천61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통신 3사는 마냥 기뻐할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대선을 앞두고 소비자단체에서는 5G 요금제가 지나치게 고가 위주로 책정돼 있다고 지적하며 중간요금제를 도입하라고 주장해 왔다. 통신 3사의 가장 저렴한 5G 요금제는 약 5만5천원에 10GB를 제공하는 요금제다. 그 위에 있는 요금제는 110GB여서 그 사이 요금제가 없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다.
통신 3사는 5G 인프라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어 중간요금제 도입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다 최근 윤석열 정부가 5G 중간요금제 카드를 꺼내들면서 점차 도입 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울고 있는 상태다.
지난달 28일 남기태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인수위원은 차세대 네트워크 발전전략 수립 브리핑을 통해 "국민들의 데이터 이용량은 급증하고 있으나 제한적인 요금제 운영으로 인해 이용자의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다"며 "5G 요금제를 다양화해 이용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김진원 SK텔레콤 CFO가 1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소비자의 니즈, 이용패턴, 가입자 추이를 고려해 다양한 요금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5G 중간요금제 도입의 신호탄을 쐈다. 당시 김 CFO는 "5G를 런칭한지 4주년이 됐고 전체 핸드셋 가입자의 40%를 돌파했으니 대세화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고객이 요구하는 요금제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 5G 중간요금제를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바라보는 업계의 해석은 극명하게 나뉘어진다. 현재 고가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가 중간요금제로 이동할 경우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줄어들 수도 있지만 저가요금제나 LTE 가입자가 5G 중간요금제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5G 기지국 하나에 100명이 몰리나 1천명이 몰리나 어차피 같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비싼 요금제를 상용하는 소비자를 유치하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가격에 대한 부담이 낮아서 5G 저가요금제를 사용하거나 LTE를 사용하던 소비자들이 더 높은 요금제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며 "오히려 요금제 선택폭을 확대해 LTE 가입자들의 5G 전환을 빠르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5G 중간요금제가 실제로 출시됐을 때 부가적인 혜택이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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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도 중간요금제 도입이 실적에 크게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웅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일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의 이탈이 발생할 수 있으나 일시적 영향에 그칠 것이며 오히려 일반 가입자의 요금제 선택폭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5G 전환 가속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간요금제 도입이 ARPU에 소폭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최 연구원은 "5G 보급률 둔화가 시작됐기에 5G 중간요금제는 통신사업자들도 만지작거리던 카드 중 하나였다"며 "일정 수준 부정적인 영향은 있겠지만 이익에 유의미한 영향을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