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에서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정황이 잇따르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을 사살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12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러시아군이 키이우 인근에서 민간인 두 명에게 총격을 가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입수해 보도했다.
영상에 따르면 키이우 인근 자전거 상점에서 근무하던 경비원 레오니드와 상사는 러시아군에 의해 등에 총을 맞았다.
러시아 군인 몇 명은 러시아군 표식인 'V' 기호와 '러시아 전차 특수부대'라고 적힌 도난차량을 타고 상점에 도착했으며, 상점 정문으로 향했다.
러시아군이 접근하자 레오니드는 비무장 상태를 알리기 위해 두 손을 든 채 다가가 대화를 나눴다. 레오니드의 상사도 합류했다. 이후 러시아 군인들은 초소로 돌아가는 이들의 등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
러시아군은 중무장한 상태였으며, 이후 상점 사무실로 들어가 물품을 약탈했다. 자전거, 스쿠터, 위스키까지 훔치기도 했다.
레오니드는 가까스로 초소로 돌아가 지인들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지만,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 사망했다. 상사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BBC는 해당 영상이 레오니드 지인들이나 우크라이나 의용소방대 증언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해당 영상에 대해 전쟁범죄 혐의 등을 수사 중이다.
이러한 가운에 유엔은 키이우 지역에서 민간인 시신 1000구 이상을 수습했으며, 대부분 러시아군에 의해 사망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유엔인권이사회(UNHRC) 특별회의에서 "(민간인 사상자) 대다수 다연장로켓포, 미사일, 공습, 중포 포격 등 인구 밀집 지역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폭발성 무기로 인해 발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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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우리 정보에 의하면 이런 사건은 양측 모두에 의한 것일 수 있지만, 사상자 대부분 러시아군과 관련 무장단체가 원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부는 교전 중 사망했으며, 즉결 처형된 민간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