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유럽연합(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이 국제 경쟁 정책 네트워크(ICN)에서 "EU는 2023년 봄부터 디지털시장법(DMA)을 시행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더버지에 따르면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은 최근 ICN 연설에서 "DMA는 내년 봄에 시행될 예정이며 법이 시행되는 즉시 메타,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게이트키퍼'들에 대해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EU의 행정부 역할을 하고 있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2020년 처음 제안한 DMA는 지난해 11월 유럽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오는 11월부터 내년 초까지 입법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DMA는 EU 내 최소 3개국에서 핵심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사업자 중 시가총액이 750억 유로 이상이면서 최소 4천500만명의 월간 이용자를 보유한 플랫폼 사용자를 '게이트키퍼'로 지정해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다룬다.
게이트키퍼 기업들은 자사앱을 선탑재하는 게 엄격하게 규제된다. 구글이나 애플이 안드로이드, 아이폰에 자사앱을 우선 노출하는 것도 규제 대상이다. 기업결합을 할 때에는 EC에 사전신고를 해야 하며, 앱마켓에 등록하려는 앱 개발자에게 특정 결제 서비스를 강제할 수도 없다.
게이트키퍼가 의무사항을 위반하면 전 세계 총매출액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 반복 위반할 경우에는 전 세계 총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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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A가 본격 시행될 경우엔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앞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들이 앱스토어 외부에서 앱을 다운로드 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경우 아이폰 보안이 파괴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유럽의회와 EU 회원국들은 지난달 또 다른 빅테크 규제법인 디지털서비스법(DSA)의 큰 틀에 합의하며 플랫폼 규제의 양대축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DSA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들은 혐오 발언, 테러 선동, 아동 성적 학대 등의 내용을 포함한 불법 콘텐츠 처리 절차를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