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정밀센서·자율주행 입은 로봇 청소기 시장 경쟁 격화

작년 국내 로봇 청소기 시장 규모 2055억원 성장...전년 대비 31% 증가

홈&모바일입력 :2022/05/04 16:52    수정: 2022/05/04 16:52

A(28) 씨 가족은 2년 전부터 로봇 무선 청소기를 사용하고 있다. 온 가족이 집을 비운 평일 낮에 로봇 청소기가 집안을 청소한다. 비교적 오래 전부터 쓰다보니 안방 바닥에 있던 반려견 배설물을 로봇청소기가 인지하지 못해 뭉개고 돌아다닌 헤프닝도 생겼다. 하지만 A 씨 가족은 퇴근 뒤 집에 돌아왔을 때 바닥 먼지가 흡입되고 물걸레 청소까지 되어있는 점이 좋아 계속 사용하고 있다.

가사 노동을 덜어주는 장점에 힘입어 몇 년 사이 국내 로봇 청소기 시장이 급속히 커졌다.

시장조사업체 GfK코리아는 지난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를 2천 55억원으로 추산했다. 전년 1천 500억원에서 31% 증가한 수치다. 로봇청소기 수요는 해외에서도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지난해 미국의 가정용 청소 로봇 시장 규모가 73억 2200만 달러(9조 2500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연 평균 성장률 20.0%를 보여 2026년이면 182억 5400만 달러(23조 78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 모비디우스 VPU를 탑재한 삼성전자 로봇청소기 '제트봇AI'. (사진=삼성전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자동차에 활용하는 라이다(LiDAR) 등 첨단 센서, 시각화 기술 발전이 로봇 청소기 시장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로봇 청소기 제조 업체들도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관련 기술을 강화해 청소 효율을 높인 점을 강조한다.

■ 올인원 로봇 청소기 신제품 '속속'...청소 성능부터 첨단 기능 경쟁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기존 국내 가전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제트 봇 AI'의 사물인식·자율 주행 능력을 강조했다. 3D센서를 갖춘 3D뎁스 카메라로 1cm크기 장애물도 인지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LG전자는 '코드제로 M9 오브제컬렉션'이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을 탑재하고 70만장 사물 이미지를 학습한 점을 내세웠다.

광고 속 LG 코드제로 R9 씽큐 보이스의 모습.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실내구조를 파악하고 장애물을 피하며 청소한다. (사진=LG전자)

로보락, 에코백스는 최근 '올인원 로봇 청소기' 신제품을 내놓으며 다양한 청소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올인원 로봇 청소기는 먼지 흡입, 물걸레 청소, 자동 먼지통 비움, 자동 물채움, 자동 물걸레 세척 기능 등을 탑재했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로보락은 지난해 국내 올인원 로봇 청소기 시장 점유율 45%를 보이며 1위를 기록했다.

로보락이 지난해 9월 출시한 '로보락 S7 플러스(S7 Plus)'는 음파 진동 물걸레, 자동 먼지비움, 카펫에서 물걸레 자동 올리는 기능을 갖췄다. 로보락은 지난달 자동 물걸레 세척 기능을 추가한 '로보락 S7 맥스V 울트라(S7 MaxV Ultra)'를 출시했다.

로보락 신제품 로봇청소기 로보락 S7 맥스V 울트라 (사진=로보락)

이보다 한달 앞서 에코백스는 업계 최초로 자동 먼지통 비움, 자동 물걸레 세척·건조 기능을 적용한 하이엔드 제품 '디봇 X1 패밀리(DEEBOT X1 FAMILY)'를 내놓으면 시장을 확대해 가고 있다.

■ 청소 효율 높이는 핵심은 '자율주행' 기능

자율주행 기능 강화도 로봇 청소기 제조 기업들의 주요 관심사다. 로봇 청소기가 집안 구석구석을 스스로 돌아다녀야 청소 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장애물을 인지해 피하는 3D센서, 집안 구조와 면적을 파악하는 라이다 센서 등이 중요하다.

라이다 등 센서를 연구·개발하는 전문가 B 씨는 "로봇 청소기가 반려동물 배변을 뭉개고, 계단에서 추락하는 사고는 탑재된 센서가 정밀하지 못해 생긴다"고 지적했다. 센서가 사물의 깊이를 정확히 측정하지 못하면 계단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상·하·좌·우를 감지하는 각도가 작으면 비교적 미세한 장애물을 알아채지 못한다.

에코백스 로봇청소기 '디봇 X1 패밀리'(사진=에코백스)

때문에 관련 업체들은 로봇 청소기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자율주행 기능을 얼마나 강화했는지 자사 제품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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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업체들도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 에코백스는 빛과 밝기를 감지하는 RGB 센서, HDR 렌더링을 적용해 어두운 환경 주행 기능을 강화했다. 로보락은 신제품 로보락 S7 맥스V 울트라를 공개하며 3D 구조광 스캐닝, 라이다 센서, 색영상과 깊이를 탐지하는 RGB 카메라를 탑재했다.

로봇 청소기 수요가 늘어나고 시장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한국 소비자원은 "구매 시 가격, 성능을 고려할 것"을 강조한다. 제품에 따라 청소, 자율주행, 문턱넘김, 추락방지 성능 차이가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소비자원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