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 후보자는 본인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자질논란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 후보자를 ‘부적격 후보자’로 규정하고, 자진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3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진행된 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소속 상임위원들의 거센 질타로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간사는 본격적인 질의에 앞서 “부적격 후보자를 상대로 청문하는 우리도 힘들다”며 포문을 열었다.
김 간사는 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 ‘정호영’ 키워드 검색 결과, 가장 많이 나온 단어들이 ‘의혹’, ‘특혜’, ‘논란’, ‘분노’라며 정 후보자에 대한 성난 민심을 전했다.
김 간사는 “의혹이 터질 때마다 복지부 직원들은 다른 일은 못하고 무려 60여건의 해명자료를 쏟아냈다”며 “국민 3명 중 2명이 후보자의 임명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간사에 따르면, 대구 시민들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8.7%가 “후보자 해명이 불충분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에서도 후보자 사퇴 요구가 나왔다. 김 간사는 “전직 대한의사협회장은 정 후보자를 ‘공정을 훼손한 사람’, ‘의사의 명예를 실추한 사람’이라고 했다”며 “한 서울대의대 교수는 ‘부모찬스로 부와 명예를 대물림하겠다는 탐욕이 한국사회에 있다는 증거라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 간사는 “오죽했으면 국민의힘에서도 ‘억울하겠지만 사퇴하라, 이해충돌 개념도 이해를 못한다면 자진사퇴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느냐”며 “이런 국민 여론과 의료계 반응을 보며 사퇴해야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느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정 후보자는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데 안타깝고 송구스럽다”며 “이런 문제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본인에게 제기된 수많은 의혹 해명은 복지부 홈페이지에서 63건의 해명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성주 간사는 “왜 윤석열 당선인은 정 후보자를 지명했느냐”며 “정말 40년 지기가 맞느냐”고 묻자, 정 후보자는 “40년 지기라는 말은 잘못된 말”이라고 반박했다. 재차 “(둘이) 몇 번이나 만났느냐”는 질의에 정 후보자는 “(윤석열 당선인이 검사로) 대구에 발령받고 와서 일 년에 두 번 정도씩 만나 40년 지기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김 간사는 윤 당선인이 정 후보자가 코로나19 유행 당시 대응을 잘한 점을 들어 장관 후보자로 추천한 점을 거론하며 “경북대병원의 코로나19 진료 실적(76명)은 대구 지역에서 최하위권”이라며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윤 당선인은 “76명은 중환자였다”고 반박했다.
윤 당선인은 경북대병원장 재직 당시 드라이브 스루를 먼저 적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김성주 간사는 칠곡경북대병원에서 먼저 도입된 것 아니냐고 꼬집자, 정 후보자는 “칠곡경북대병원은 당시 본인이 대표로 있던 경북대병원 산하 병원”이라고 설명했다.
김 간사는 정 후보자의 주된 이력이 병원 관련인 점을 지적하며 자질 논란을 제기했다. 김 간사는 “대한병원협회장으로는 적합할지 몰라도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장관에 적합한 경험과 경력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후보자는 정부 등에서 보건의료 정책 전문가로 활동한 이력도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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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후보자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대학병원장으로써 명예를 지키는 것이 장관 자리를 욕심내는 것 보다 더 명예로운 선택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이 중환자 중심으로 진료를 했고, 생활치료센터를 통해 수천 명의 경중증환자를 돌봤다”며 “국공립기관의 무보수 비상임 이사를 역임한 것은 병원 행정 역량을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