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이버보안 빅3 업체인 SK쉴더스, 안랩, 시큐아이가 '클라우드 보안'을 차기 성장동력으로 보고 역량 확보에 드라이브를 건다.
SK쉴더스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글로벌 클라우드 보안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공격적인 시장 리딩전략을 꺼내들었다. 안랩은 클라우드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에 중점적으로 투자를 단행하고 있고, 시큐아이는 기존 제품을 모두 클라우드용으로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클라우드 보안 시장이 전체 사이버보안 시장 보다 더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클라우드 보안 사업을 강화해 향후 수년간 고성장 기조를 이어간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쉴더스, 클라우드 보안 기업 인수 계획...'인오가닉' 전략으로 빠른 시장 침투 기대
SK쉴더스는 빅3 중에서도 가장 공격적으로 클라우드 보안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이미 자체적으로는 "클라우드 보안 영역에서도 국내 1위 사업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클라우드 보안 사업은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관리형 보안 서비스인 'MSSP'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클라우드 사업그룹 소속 컨설팅·엔지니어 인력과 원격보안관제 센터를 통해 클라우브 보안 컨설팅부터 구축, 관제·운영까지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마존웹서비스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클라우드서비스 제공업체(CSP)와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SK쉴더스는 여기에 더해 클라우드 역량을 빠르게 강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오가닉' 성장 전략을 선택했다. 이미 글로벌 역량을 갖춘 클라우드 보안 기업을 인수해,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오는 5월 예정된 코스피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클라우드 전문 기업을 인수를 계획하고 있다. 클라우드 보안 업체 인수는 상장 이후 속도감 있게 이뤄질 전망이다. 이미 적격인수후보를 리스트를 추려놓은 상태다.
박진효 SK쉴더스 대표는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한 IPO 기자 간담회를 통해 클라우드 보안 업체 인수 계획을 밝혔다. 그는 "SK쉴더스는 보안 컨설팅부터 진단, 솔루션, 운영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역량을 가진 클라우드 전문 기업을 인수하게 되면, (사이버보안) 역량이 더 고도화될 것으로 본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안랩, 클라우드 보안 스타트업에 투자...'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구사
안랩도 일찌감치 클라우드 보안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2020년 자체 클라우드 워크로드 보호 플랫폼(CWPP) '안랩CPP'를 출시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MSP 사업으로 보안 특화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안랩 클라우드'를 론칭했다. 이로써 클라우드 네이티브 보안 솔루션과 서비스 역량을 모두 갖춘 사업자가 됐다. 내부적으로도 클라우드 서비스 조직과 클라우드 솔루션 개발 조직을 모두 운영하고 있다.
안랩은 최근 클라우드 보안 역량 강화를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외부 스타트업과 기술협력을 통해 내부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아스트론시큐리티, 테이텀, 모니터랩 등 클라우드 보안에 특화된 보안 스타트업에 연달아 전략적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아스트론시큐리티와 테이텀은 클라우드 네이티브 보안에 필수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안랩의 클라우드 보안사업과 시너지가 기대된다. 아스트론시큐리티는 멀티 클라우드 환경에서 위협 탐지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워크로드 보안 솔루션 'CWS'를, 테이텀은 클라우드 상 운영되는 각종 자원에 대한 통합적인 가시성을 제공하는 'CSPM' 솔루션을 가진 전문 업체다.
■시큐아이, 모든 네트워크 보안 제품의 클라우드화 추진...클라우드 컨설팅 사업도 진출 예고
시큐아이는 현재 자체 클라우드 방화벽 솔루션 '블루맥스 NGF VE'와 멀티클라우드 인프라를 지원하는 클라우드 보안관제 서비스, 두 가지 방향으로 클라우드 보안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시큐아이는 클라우드 사업 강화를 위해 먼저 클라우드 네트워크 보안 제품을 모드 클라우드향(向)으로 동시에 제공한 다는 계획을 세웠다. 침입방지시스템(IPS), 위협분석 및 정책관리 시스템(TAMS), 디도스공격 방어 솔루션 (MFD)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더해 클라우드 보안관제사업을 확대하고, 클라우드 보안 컨설팅 사업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정삼용 시큐아이 대표는 지난 3월 신년 기자 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클라우드 보안 사업 확대' 계획을 발표하면서 "클라우드 전환은 세계적인 추세로 2025년도가 되면 클라우드가 온프라미스를 추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면서 "이에 맞춰 클라우드 보안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보안 시장, 전 세계 14%·국내 30%씩 쑥쑥 큰다
사이버보안 빅3는 최근의 고성장 기조를 계속해서 이어나가고자 클라우드 보안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강화하고 있다.
3사는 지난해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SK쉴더스의 사이버보안 사업 매출액은 3천351억으로 전년 대비 18% 성장했다. 안랩 매출액은 2천73억으로 전년대비 16% 증가했고, 시큐아이도 1250억원으로 전년 보다 16% 늘었다.
지난 2년 간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비대면 환경 전환으로 사이버보안 수요가 증가한 덕을 톡톡히 봤다면, 이제는 신성장 동력을 찾아 고성장 기조를 이어가는 것이 기업들의 과제가 된 것이다.
클라우드 보안은 전체 사이버보안 시장 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리서치앤마켓츠에 따르면 전 세계 사이버보안 시장 규모는 2021년 2천57억 달러(약 261조4천억 원)에서 2025년 2천761억 달러(약 350조9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7.64%다.
클라우드 보안 시장은 2021년 340억 달러(약 43조2천억 원)에서 2026년 676억 달러(약 86조원)으로 연평균 14.2% 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클라우드 보안 시장에 대한 전망은 더욱 긍정적이다. 인피니티 리서치는 국내 사이버보안 시장이 2021년 41억 달러(약 5조2천억 원) 규모에서 2026년 81억 달러(약 10조3천억 원)로 연평균 14.4%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 기간 클라우드 보안 시장은 30.2%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며 초고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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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보안 시장의 성장은 기업 인프라가 클라우드로 전환되는 흐름에 따른 것이다. 기업들이 IT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이전할 때, 자체 데이터센터보다 통제나 가시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보안에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리서치앤마켓츠는 클라우드 보안 시장 보고서에서 "전 산업 분야에서 클라우드 기반 (애플리케이션) 배포와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동시에, 사이버공격이 증가하고 지능화되고 있다는 점이 클라우드 보안 시장의 성장 동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