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5년 수주잔고, 전년 매출 8배"

"수율 논란과 고객사 이탈 우려 과해…4나노 안정화"

삼성전자가 반도체 위탁 생산(파운드리) 사업의 향후 5년 수주잔고가 전년도 매출의 8배에 이른다고 밝혔다. 수율(결함 없는 합격품의 비율)을 시장에서 지나치게 우려한다는 입장이다.

28일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미국 퀄컴과 엔비디아 같은 주요 고객사 주문이 경쟁사로 간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선단 공정 신규 수주 현황이 어떤지 궁금하다’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지난해 1월 평택캠퍼스 3공장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강 부사장은 “5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은 성숙 수율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안정적인 수율을 바탕으로 주요 고객사에 공급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4나노 초기 수율 램프업(Ramp up·생산량 확대)이 조금 미뤄졌다”면서도 “지금은 예상한 수율 향상 곡선으로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3나노 공정에 대해서는 “수율 램프업 기간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여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이라며 “빠르게 공정을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개발(R&D) 라인을 확보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4나노 공정 수율을 기대만큼 확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탓에 퀄컴이 삼성전자에 맡기려던 3나노 공정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위탁생산을 대만 TSMC에 맡겼다는 소리도 들렸다.

강 부사장은 “걱정과 달리 주요 고객사 수요가 삼성전자의 생산능력(Capacity)보다 많다”며 “여러 고객사와 장기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향후 5개년 구간 수주잔액은 전년도 매출의 8배”라며 “선단 공정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면서 수주 규모는 더 늘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요즘 시장이 과도하게 우려한다고 생각한다”며 “모바일 말고도 고성능 컴퓨팅(HPC), 네트워크, 자동차 분야 고객을 확보하면서 성장을 이어가기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매출 77조7천800억원, 영업이익 14조1천2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며, 3분기 연속 매출 70조원대를 넘어선 수치다. 1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1.6% 증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