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B)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식량·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50년 만에 최대 물가 충격이 몰려와 지구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가격급등)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고 BBC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은행은 이날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한 식량·에너지 가격이 향후 3년간 유지되면서 세계 경제가 1970년대 경험했던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공동저자인 피터 네이글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및 식량가격이 급등해 전 세계 가계가 생활비 위기를 느끼고 있다"며 "소득 대부분을 식량과 에너지에 지출하는 가난한 가정이 특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가격 상승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에너지다. 세계은행은 에너지 가격이 50% 이상 급등해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가격이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유럽의 천연가스다. 세계은행은 천연가스 가격이 내년과 2024년 하락하겠지만 지난해보다는 15%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도 2024년까지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정도를 유지할 전망이다.
세계은행은 최근 세계의 에너지 가격은 1973년 중동의 긴장고조로 에너지 파동을 겪었던 이래 최악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은행은 이미 가격이 크게 오른 식량도 앞으로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엔 식량가격지수는 60년 전 가격지수가 도입된 이래 이미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농산물 중 밀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 밀 가격은 42.7% 급등했다. 보리 33.3%, 대두 20%가 그 뒤를 이었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수출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전쟁 전 두 나라는 전세계 밀 수출의 28.9%를 차지했었다.
뱅크오브아메리가는 "밀은 대체하기 가장 어려운 농산품 중 하나"라며 "전쟁으로 파종시기를 놓쳐 밀 가격이 더욱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료와 금속, 광물 등 다른 원자재 가격도 모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러시아는 비료는 물론 주요 광물 수출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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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미트 질 세계은행 부총재는 "이런 전반적인 상황은 1970년대 이후 우리가 겪은 최대 상품 쇼크에 해당하며,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를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