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채권매입을 빨리 종료하고 조기에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가 인용한 9명의 ECB 소식통들에 따르면 ECB 위원들이 금리 인상을 이르면 7월, 늦어도 9월 이전에 시작하기를 원한다.
◇"금리인상 조건 모두 만족"
그동안 ECB는 통화부양을 올해 서서히 줄였지만 인플레이션 급등에 10년 간의 부양 실험을 중단할 압박을 받고 있다. 그동안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이 ECB 목표인 2%를 밑돌면서 ECB는 부양회수를 꺼려 왔다.
하지만 이달 14일 회의에서 공유된 새로운 지표를 보면 2024년이면 인플레 목표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다수의 소식통들은 로이터에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장기 인플레이션이 2%를 넘겼고 금리인상에 필요한 모든 기준이 충족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동안 ECB는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과소평가했다는 비난을 받아 왔고 지난달 인플레이션은 7.5%로 치솟았다. 그리고 이제 ECB는 고물가라는 현실을 인정하며 전망치 상향을 검토하는 것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필립 레인 ECB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수치를 공개했을 때 실제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제안된 정책안은 없고 다음 ECB 정책회의 일정은 6월 9일로 한 달 이상 남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 22일 채권 매입을 3분기 초에 중단하고 올해 금리를 인상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3번도 가능하다"
거의 모든 소식통들은 올해 ECB가 최소 2번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일부 소식통은 금리인상이 3회까지도 가능하지만 금융시장이 이를 어떻게 소화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올해 ECB 금리인상은 85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p) 정도로 25bp 기준으로 3회 이상의 금리 인상이다. 그러면 현재 마이너스(-) 0.5%인 정책금리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양(+)의 영역으로 진입한다.
부양 회수는 정해진 한도 없이 정의되지 않은 개념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ECB 역시 정책 정상화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ECB 정책위원들은 정상화에 대해 금리가 성장을 부양하지도 억제하지도 않는 중립금리로 돌아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책금리가 중립수준인 1~1.25%가 되면 현재보다 150~175bp 높은 수준이다. 한 소식통은 "2023년까지 중립 수준으로 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7월 혹은 9월 유력
9명의 ECB 정책위원 전원이 6월 30일 혹은 7월 1일 채권 매입이 중단되면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 이는 ECB가 7월 21일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의미라고 로이터는 해석했다.
소식통은 "전망이 급격하게 변하지 않는한 (금리인상을) 7월로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소식통은 ECB가 9월까지 기다리는 것을 여전히 선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초가을에 들어서면 새로운 데이터가 축적되고 일반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한여름 중대한 정책전환을 단행하기는 힘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ECB가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린 것은 2011년으로 직후 채무위기가 덮쳤고 당시 결정은 현재 최대 정책실수라는 평가다. 한 소식통은 "당시 기억이 아직도 우리를 괴롭힌다"며 "일부는 비슷한 실수를 저지를 것을 걱정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더 빠르게 긴축할 수 있다. 시장은 올해 연준이 금리를 거의 250bp 올릴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다수의 50bp 인상을 포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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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가 남아 있다. 모든 ECB 정책위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투자 신뢰를 계속해서 위협하고 있어 전망은 계속 변할 수 있다고 동의한다. 또 일부 위원들은 2개 분기 연속 역성장하는 침체가 올해 가능하다고 경고한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