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긴축정책에 국내 기준금리 상승으로 국내 증시가 주춤하는 가운데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시세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어, 금값 역시 한 돈에 30만원 선도 돌파할 지 주목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국제 금 시세는 g당 7만8980원으로 전 거래일대비 1.22% 상승 마감했다. 이날 7만898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온스 당 가격도 1990달러까지 오르다 1989.97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금 시세는 지난 2월 7만원대까지 떨어졌지만 3월8일 7만9930원까지 오르면서 8만원선을 넘어설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됐다. 하지만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접어들면서 금 시세는 잠시 주춤했다.
이에 금값은 지난달 말 7만4000원대까지 내려갔지만, 이후 미국이 다시 긴축 정책 강도를 높이고 국내에서도 기준금리를 1.5%로 인상하자 다시 반등하는 분위기다. 이에 투자업계에서는 올들어 최고치인 7만9000원 선을 넘어 8만원대도 돌파할 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의 빅스텝 예고, 국내에서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정된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전쟁도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지금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금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광래 삼성선물 선임연구원은 "전쟁이 장기화 국면을 보이면서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 안전자산 선호를 부각시키며 금 가격의 지지력을 유지시키고 있다"며 "미 연준(연방준비제도·Fed) 입장은 물가 상승에 대한 압력을 최대한 억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 현재 상태로 보면 금 상승세는 연말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로 갈 수록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가격 상승세는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은 구리나 여타 다른 원자재 보다 경기 침체 국면에서 가격 방어적인 성격을 띄는 만큼, 투자자에게 선호되는 안전자산으로 꼽히기 때문에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하반기에도 가격 상승세는 계속될 수 있겠지만, 경기 침체와 양국 사이 전쟁 종료로 원자재 공급부족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되는 등 상반기보다는 가격 상승 요인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는 지난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침체 국면으로 전환한 상황이며 미 연준 스탠스를 보면 이같은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라며 "올해 하반기에도 금과 같은 안전자산 선호는 연내 이어지겠지만 올해 상반기에 상승 국면을 보이는 것보다는 박스권이나 횡보세가 나타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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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하락 변수도 거론된다. 김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빨라진다면 달러화 강세와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금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