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시아, 엿 먹어라' 항전우표 100만장 발행

후속 우표 발행 예정…"러 군함 엿이나 먹어라" 티셔츠도 판매 계획

인터넷입력 :2022/04/20 16:15

온라인이슈팀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 흑해 함대 기함 모스크바함 격침을 기념하는 한정판 우표를 발행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 모스크바함을 규탄하는 내용의 한정판 우표 100만장을 발행했다.

[서울=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모스크바함 규탄 기념 우표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젤렌스키 대통령 인스타그램 갈무리) 2022.04.20.

우표에는 흑해에 떠 있는 모스크바함을 배경으로 가운뎃손가락 욕을 하는 우크라이나 군인 모습이 담겨있다. 우표 주변에는 "러시아 군함은 가서 (엿이나 먹어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러시아군에 포로로 끌려갔다가 지난달 풀려난 병사의 유명 발언을 인용했다.

다만 모스크바함 격침 하루 전날 발행한 탓에 침몰하는 모습은 담기지 않았다.

우정 당국은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70만장을 판매 중이며, 20만장은 크름반도(러시아식 표기 크림반도)를 포함한 러시아군 점령 지역을 위해 남겨뒀다. 10만장은 해외 구매자들을 위해 오는 21일부터 온라인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이고르 스멜랸스키 우크라이나 우정본부장은 "우표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며 "러시아를 향한 전 세계 분위기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우정국은 12일(현지시간) ”러시아 군함, 가서 엿이나 먹어라!”라는 슬로건이 담긴 우표를 공개했다. (사진=우크라이나 우정국 트위터 화면 캡처)

스멜랸스키 본부장은 기념 우표 발행 아이디어를 전쟁 초기부터 고안했으며, 국민에게 의견을 구했다. 50개 디자인이 최종 후보에 올라갔고, 투표를 통해 모스크바함이 담긴 디자인이 선정됐다.

스멜랸스키 본부장은 "(디자인 선정 방식은) 우크라이나처럼 민주적이었다"며 "공습경보가 울릴 때도 사람들은 (구매) 줄을 떠나 대피하길 거부했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6일 우표를 들고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게재하며 "모두가 (우표를) 가져야 한다"고 자랑스러워하기도 했다.

공식 판매가 시작되자 한정판 우표를 구매하기 위한 시민들로 우체국 앞은 장사진을 이뤘다. 이날 키이우 중앙우체국 앞에는 우표를 구매하려는 시민 수 천명이 몰렸다.

4시간 기다린 끝에 우표 구매에 성공했다는 빅토르 표도로비치(63)는 "내 평생 우리나라에 이 정도 자부심을 느껴본 적이 없다"며 "이건 우리 용기와 확고함의 상징"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나탈리 트카첸코는 우표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구매했다며 "상징이자 메시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트카첸코는 "우리 내면의 애국심을 반영한다"며 "나와 내 남편은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우정본부는 우표가 매진돼도 재발행하지 않을 방침이다. 대신 다른 디자인의 우표를 신규 발행할 계획이다.

'전범 체포'라고 적힌 문구와 함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경찰에 연행되는 모습이 담긴 디자인이 후보로 올랐다. 불에 타는 크렘린과 악마처럼 보이는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 디자인도 있다.

이와 함께 우정본부는 "러시아 군함은 엿이나 먹어라"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제작했으며, 곧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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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멜랸스키 본부장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해준 영국에 감사하다"는 쪽지와 함께 티셔츠 한 장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게 전달해달라며 취재진에게 건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