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훈의 신간 ‘기독교와 퀴어, 제4의 답변’이 출간됐다.
우리사회에서 기독교와 퀴어는 대립적인 입장으로 여겨진다. 저자는 퀴어 이론과 기독교 신학을 치밀하게 분석해 서로를 이해하고 토론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려 한다. 독자에게 복잡한 사안에 대해 서둘러 결론을 내리고 싶어 하는 ‘인지적 종결 욕구’에 빠지지 말고, 생각의 과정을 따라와 달라고 제안한다.
저자는 기독교계의 퀴어에 대한 입장을 ▲반동성애, 차별금지법·동성결혼 합법화 반대 ▲동성애는 죄가 아니며 차별금지법·동성결혼 합법화 찬성 ▲동성애는 죄·차별금지법은 제정 필요성 인정·동성결혼 합법화는 지나치다고 인식하는 등 세 개로 정리한다. 저자는 이를 넘어 제4의 답변을 제시한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퀴어 이슈를 기독교적 입장에서 살펴본다. 2부에서는 퀴어 이론을 현대 철학의 맥락에서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3부는 정치적 퀴어 담론이 자리한 더 넓은 맥락을 살핀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강조되는 ‘진정성’과 ‘정치적 올바름(PC)’이 르네 지라르가 말한 ‘희생양에 대한 근심’에서 왔으며,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도덕적 명분 아래 새로운 희생제의가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기독교와 퀴어, 제4의 답변’은 특정 편에 서지 않는다. 보수 기독교의 입장이 발견되다가도 퀴어 이론에 동조하기도 한다.
저자는 “어떤 문제나 이슈에 대해 상반되는 팩트와 정보가 쏟아지고 그걸 헤아리는 과정에서의 인지과부하를 뇌가 견디지 못할 때, 사람은 어느 쪽이든 결론을 내려고 한다. 퀴어 이슈도 마찬가지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서로의 입장을 객관화할 수 있을 때 우리사회의 소모적 갈등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란 메시지를 던진다. 홍성사, 560쪽, 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