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업계와 학계 관계자들이 방송 콘텐츠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규제가 완화되고 진흥정책이 많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미디어정책학회와 한국방송학회,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서울 중구에서 '방송 콘텐츠 글로벌화를 위한 제작 부문 인프라 구축 및 투자 활성화 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이헌율 고려대 교수와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가 발제를 진행하고, 업계와 학계 관계자들이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토론에는 곽규태 순천향대 교수, 김진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 박석철 SBS 전문연구위원, 안정상 민주당 수석전문위원,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이 참여했다.
■ "대기업의 지상파 지분 소유 규제, 풀어달라"
토론회에서 박석철 SBS 전문연구위원은 대기업의 지상파방송 지분 소유를 제한하는 방송법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현행 방송법에 따르면 자산총액 10조원을 넘는 기업은 지상파방송 지분을 10% 이상 소유할 수 없다.
박 연구위원은 "5월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기업집단 자산총액을 산정해 발표하면 SBS 최대주주인 태영그룹의 의결권은 10%로 제한된다"며 "이 경우 큰 혼란이 초래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연구위원은 "방통위가 시행령만 변경하면 급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미디어 산업에서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기 위해서는 대기업 지분 소유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도 "방송사업자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규제들을 대폭 완화해야 한다"며 "대기업의 지상파방송 소유·지분을 규제했던 이유는 대기업이나 해외자본이 방송이 가진 공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었는데, 이제는 보도를 제외하고는 규제가 무의미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노 연구위원은 미디어 산업이 균형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노 연구위원은 "전체적인 미디어 산업의 수익 모수를 늘려야 산업 전체가 성장할 수 있다"며 "생태계 조성이 이뤄지지 않으면 콘텐츠 시장은 발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진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현재 방송법과 시행령은 투자를 제한하는 규제를 지나치게 빽빽하게 마련해놓고 있다"며 "시대가 많이 변했기 때문에 대기업의 지상파방송 소유제한과 같은 규제를 대폭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모든 규제를 한 번에 완화하는 것은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조직구조 개편뿐만 아니라 법제도적인 해법까지 같이 고민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정부의 정책 의지가 중요하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결국 정부의 정책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미디어 환경을 살펴보면 OTT든 레거시 미디어든 결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많이 만드는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과연 우리나라의 법제도적인 부분이나 지원과 관련된 부분이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을 수행하기에 충분한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며 "강한 정책의지를 갖고 정책 개선 추진을 바란다"고 말했다.
안정상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K-콘텐츠 지원부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협력하는 방식으로 미디어의 해외진출을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전문위원은 "KOTRA와 한국관광공사는 수많은 해외지사를 갖고 있어 미디어 콘텐츠 수출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전문위원은 미디어정책 통합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안 전문위원은 "제도적인 개선을 통한 투자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이를 총괄할 수 있는 통합 미디어 부처가 반드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규태 순천향대 교수는 정부가 할 수 있는 투자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곽 교수는 "방송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고위험 상품이며 가치가 있다면 돈은 알아서 몰리게 돼 있다"며 "정부가 언제까지 공적 자금을 끌 수는 없고 투자는 민간이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콘텐츠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에 조금 더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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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교수는 콘텐츠 제작사는 물론 플랫폼 기업들도 세액공제와 같은 진흥 정책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곽 교수는 "콘텐츠 제작은 플랫폼과 동반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며 "방송 콘텐츠만 잘 만들어 해외에 납품하는 시대는 이제 끝났으며 플랫폼과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제작사와 플랫폼이 경쟁하듯 발전해야 투자 부문에서도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곽 교수는 "국내 대기업이나 해외자본이 콘텐츠와 플랫폼 분야에 활발하게 투자할 수 있게끔 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