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예상보다 물가 오름세 커 기준금리 25bp 인상 결정"

3월 물가상승률 4.1%…"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보긴 어려워"

금융입력 :2022/04/14 12:02    수정: 2022/04/14 15:12

국내 물가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오르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개월만에 0.25%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14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금통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25%p 올린 연 1.50%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금통위는 사상 처음으로 총재 공석으로 진행됐으며, 주상영 금통위원이 총재 대행을 맡아 진행됐다.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상영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의 주요 배경으로 물가상승률을 꼽았다. 그는 "한 달여 기간 동안 큰 변화가 발생했는데 그 중에서도 유가 상승 압력이 있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로 물가 상승이 장기화돼 총재가 공석임에도 불구하고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3월 국내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4.1% 상승했다.

주상영 금통위원회 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뉴스1)

기준금리를 연 2.0%까지 올릴 것이라는 시장 기대에 관해서 주 위원은 "물가 상승세가 가파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고되면서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로 보면은 이제 좀 더 높여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도 하는데 시장의 기대가 다양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주 금통위원은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물가가 상승하면서도 동시에 경제가 침체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주 위원은 "물가상승률이 4%정도라서 높기는 한지만 여전히 성장률이 적어도 2% 중후반 정도로 될 것이라고 봐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이 경제 성장 경로를 방해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대략 두 달째 진행되고 있는데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을 상승시켜 생산 비용이 상승하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1분기 지표에 그 영향이 예상한 것만큼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주 위원은 "이번 인상까지 합하면 네 차례 인상을 한 것인데 기본적으로 경기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경기 회복세에 맞춰서 기준금리를 서서히 조정하는 것"이라며 "현재까지 수출 부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있고 소비도 확산돼 3월 중순 이후부터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경우 국내의 자본 유출 가능성이 있지만, 경제 펀더멘탈 등을 감안했을 때 대규모 자본 유출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주 위원은 "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환율의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과 동시에 자본 유출 압력을 발생시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여전히 양호하고 물가도 높긴 하지만 사실은 다른 주요국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는 그렇게 높지 않고 또 경상수지 흑자도 계속 이어 나가고 있어 환율 상승 압력과 자본 유출 압력을 높인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는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음은 통화정책방향 전문.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1.25%에서 1.50%로 상향 조정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회복세가 다소 둔화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가속되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에 대한 기대 변화 등으로 주요국 국채금리가 큰 폭 상승하고 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었다. 주가는 상당폭 하락하였다가 반등하였다. 앞으로 세계경제는 주요국의 방역조치 완화 등에 힘입어 회복 흐름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되나, 코로나19 전개 상황, 글로벌 인플레이션 움직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회복세를 이어갔다. 설비투자가 글로벌 공급차질에 영향받아 조정되었지만,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였고 민간소비는 회복 흐름이 주춤하였다가 최근 방역조치 완화 등의 영향으로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나타내었다. 고용 상황은 큰 폭의 취업자수 증가가 이어지는 등 개선세를 지속하였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일부 영향받겠지만 수출이 여전히 견실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민간소비도 개선되면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금년중 GDP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3%)를 다소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의 큰 폭 상승, 공업제품 및 개인서비스 가격의 오름세 확대 등으로 4%대 초반으로 크게 높아졌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과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모두 2%대 후반으로 상승하였다.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4%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금년중 상승률도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상당기간 3% 내외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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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에서는 국제금융시장 움직임 등에 영향받아 장기시장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큰 폭 상승하였고, 주가는 상당폭 등락하였다. 가계대출은 소폭 감소하고 주택가격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소폭 하락하였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성장·물가 흐름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