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SKT 거점오피스 '스피어' 신도림점 가보니

직주근접 실현한 SK텔레콤 거점오피스…신도림·일산·분당에서 운영

방송/통신입력 :2022/04/14 09:00

"SK텔레콤 본사에 출근하려면 1시간 반 이상이 걸렸는데 스피어로 출근하니 40분 정도가 절약돼서 자주 오고 있습니다. 업무 집중도도 올라서 만족하면서 다니는 중입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아침마다 긴 출근 시간으로 고생한다. 하지만 서울 집값이 크게 올라간 현 상황에서 '직주근접'을 실현하는 것도 어렵다.

SK텔레콤은 이러한 고민에서 착안해 거점오피스 '스피어'를 만들었다. 스피어는 기존 사무실이 갖는 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고 공간과 공간, 공간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경계 없이 일할 수 있는 업무공간을 지향한다.

12일 오전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SK텔레콤의 스피어 신도림점을 찾아가 봤다. 

SK텔레콤 스피어 신도림점. (사진=강준혁 기자)

스피어 신도림점은 21~22층을 사용하고 있다. 업무좌석은 총 170석으로 이 중 123석은 예약을 해야만 이용할 수 있다.

스피어에 입장할 때는 사원증이 필요 없다. 출입문이 직원들의 얼굴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안경을 착용하고 있어도 인공지능(AI)이 구분할 수 있다.

처음 스피어에 들어갔을 때 보였던 건 넓은 창가 뷰였다. 21층에서 바라보는 신도림 풍경을 보면서 일하면 업무 집중도도 올라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SK텔레콤 직원들의 생각도 비슷했다. 이날 사무실 투어 진행을 맡은 주예슬 거점오피스일문화팀 매니저는 "창가 자리에 앉았을 때 풍경이 예뻐서 예약할 때 가장 빨리 마감된다"고 말했다.

멀리 떨어진 사무실을 메타버스를 통해 연결한 '버추얼 워크스페이스'도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는 메타의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 오큘러스 퀘스트를 통해 3D 세상 속 업무 생태계를 구현했다. 

오큘러스 퀘스트를 착용하고 메타버스 속에서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강준혁 기자)

이곳에 도착했을 때 한 직원이 오큘러스 퀘스트를 착용하고 업무를 하고 있었다. 신기한 건 사무실에 놓여있는 노트북 속 화면이 메타버스 속에서도 그대로 구현됐다는 점이다. 3D 공간에서 업무를 자연스럽게 진행하는 걸 보면서 메타버스 회사생활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주예슬 매니저는 "하반기 이프랜드 HMD 버전이 완성되면 메타를 대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상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1인 회의실'에도 독특한 기능이 숨겨져 있었다. 바로 유리창이 불투명해지는 기능이다. 부서 회의를 할 때 보안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회의실 안을 보이지 않게 만들어 안에서 어떤 내용이 오가는지 알 수 없게 만드는 기능은 유용하다고 생각했다.

22층에 도착하니 섬처럼 하나하나 떨어져 있는 '아일랜드형 좌석'들이 가장 먼저 보였다. 좌석마다 간격이 떨어져 있고 불투명한 칸막이가 있어서 업무 프라이버시를 보장받을 수 있다. 또 자리마다 추가 스툴 의자가 있어서 다른 직원과 의견을 나눌 시 번거롭게 의자를 들고 다닐 필요도 없었다.

스피어에서는 섬처럼 서로 떨어져 위치한 '아일랜드형 좌석'을 볼 수 있다. (사진=강준혁 기자)

마지막으로 들렸던 업무 공간은 '마이데스크'였다. 앞선 업무 공간들은 개인 노트북이 있어야 이용할 수 있지만 마이데스크에는 자리마다 데스크톱이 있다. 

책상 위 태블릿에 얼굴을 인식하면 가상 데스크톱 환경과 연동돼 평소에 사용하는 PC와 동일한 환경에서 업무를 할 수 있다. 개인의 업무공간이라는 분위기를 더 느낄 수 있도록 책상 위에 있는 작은 모니터로 개인 사진첩을 재생하는 것도 가능하다.

투어를 마치고 방문한 휴게실은 마치 하나의 식물원 같았다. 주예슬 매니저는 "신도림 주변에 식물을 볼 수 있는 곳이 적어서 휴게실 공간을 최대한 자연 친화적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옆에 있는 책도 일부 장식용이 있긴 하지만 실제 책이 대부분이라 만약 독서를 하고 싶은 사람은 읽을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마치 식물원에 와있는 것 같았던 스피어 신도림점. (사진=강준혁 기자)

거점오피스에 대한 SK텔레콤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스피어 신도림점을 자주 이용한다는 백새미 자금팀 매니저는 "무엇보다 집이랑 직장의 거리가 가까워진 게 가장 좋다"며 스피어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재택근무만 할 때보다 거점오피스에 나와서 근무하니 업무 집중도도 늘었다. 다른 직원들도 대부분 만족하는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SK텔레콤 측은 스피어를 이제 막 시작했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많지만 앞으로 구성원들의 의견을 계속 수렴하면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윤태하 거점오피스기획·운영팀 팀장은 "현재 전사 공지 등을 통해서 스피어에 대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듀얼 모니터 추가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고 이와 관련해서는 추후 논의를 더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스피어를 더 나은 공간으로 만들어 구성원들의 만족도와 업무 성과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