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를 막을 한국의 군사 장비가 필요하다"며 한국의 지원을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화상 연설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가 도움을 준 데 감사하다. 하지만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살아남고 이기기 위해서는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배와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군사 장비가 한국에 있다. 러시아에 맞설 수 있도록 대한민국에서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또 "한국은 1950년대 전쟁을 한 번 겪었고 수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지만,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이겨냈다"며 한국전쟁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연설이 끝날 무렵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마리오폴 시의 영상을 상영했다.
초토화된 도시와 죽은 아이의 시신 앞에서 절규하는 어머니의 모습에 영상이 끝난 뒤에도 장내에는 한동안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런 짓은 바로 러시아의 짓이다"며 "여러분께서 우리를 도와주시고, 지원해주시기를 요청한다"라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지원을 요청할 때는 이날 16분간 통역을 진행한 동시통역사도 울먹이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통역사가 떨리는 목소리로 "감사합니다"라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끝인사를 전하며 화상 연설은 종료됐다.
관련기사
- 국방부, 우크라 대공무기 요청에 "살상용 지원 불가"2022.04.11
- 우크라이나 "돈바스 대전투 이겨서 2~3주 안에 푸틴 불러낼것"2022.04.11
- EU, 우크라 EU 가입 허용 서두른다2022.04.09
- 젤렌스키 "러군, 자녀들 앞에서 여성 성폭행 후 살해"2022.04.06
한편 우리 국방부는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 연설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의 대공 무기 지원 요청을 거절한 사실을 밝혔다.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방탄헬멧·텐트·의약품 등 비살상 군수 물자만 지원하고 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