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쟁으로 돈 버는 美 월가

채무불이행 보험 신용파생상품으로 차익 실현

금융입력 :2022/04/10 09:31    수정: 2022/04/10 09:32

러시아에 대한 미국 등의 경제 제재로 일부 금융사들이 새로운 차익거래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CNN 비즈니스는 러시아 회사채 및 국채 매각과 관련한 차익거래로 미국 월스트리트로 대변되는 금융업계가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채나 회사의 채무 불이행에 대한 보험 역할을 해주는 신용 파생 상품을 거래하는 방식이다.

러시아 루블화. (사진=뉴시스)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와 같은 금융사들이 러시아와 관련된 자산을 처분하고자 하는 기관투자자나 고객을 상대로 이 같은 거래를 촉진하고 있다는 부연이다.

러시아가 디폴트(국가 부도) 위기에 있다는 점에서 이뤄지지 않을 거래로 보이지만, 기관 투자자가 러시아와 관련한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관련 채권 매각에 집중하다 보니 차익 실현 기회를 금융사가 노린 셈이다. 

러시아 채권을 매각하고자 하는 수요(채권 수요 하락)가 크다 보니 가격은 빨리 떨어지고 있지만, 이를 헤지(위험 요소 제거)하기 위한 가격의 하락 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러시아 기업 부채(회사채) 거래량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2년 만에 최고치 수준이다. 마켓엑세스 데이터에 따르면 2월 24일부터 4월 7일까지 러시아 국가 부채 규모는 70억달러로 2021년 같은 기간 50억달러에서 35% 증가했다.

채권 금리는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2028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은 달러 대비 0.34달러에 거래됐다.

반면, 러시아의 채무 보증 비용은 4월 5일 4300베이시스포인트(bp)로 전날 2800bp에 비해 상승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 주식 1천만달러에 관한 보험료가 400만달러가 넘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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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의 필립 M.니콜라스 교수는 "러시아 채권이 맹렬히 거래되고 있다"며 "심각하게 평가절하돼 폐물이 될 위기에 놓인 채권을 사들이는 투기꾼이 많으며, 이로 인해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설명했다.

JP모건 측은 "시장 형성자로 고객들의 위험을 줄이고 2차 시장에서 러시아에 노출되는 것을 관리하도록 돕고 있다"면서 "제재를 위반하거나 러시아에 이익을 주지 않으며, 거래는 합법적이고 수익성이 높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과 추가 제재에 따라 큰 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