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프로야구, 포수 '손가락 사인' 사라진다…피치컴 도입

인터넷입력 :2022/04/07 10:21    수정: 2022/04/07 10:30

'사인 훔치기' 때문에 홍역을 겪었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오랜 관행을 깨고 첨단 전자 기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IT매체 엔가젯은 6일(현지시간) MLB가 이번 시즌부터 사인 전달용 전자 기기 ‘피치컴’(PitchCom)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MLB 사무국은 정식 경기에 ‘피치컴’을 사용해도 좋다고 통보했다. 

사진=피치컴

그 동안 투수와 포수들은 미리 맞춰둔 손가락 동작 등으로 사인을 주고 받았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상대 팀에게 노출될 위험이 적지 않았다. 실제로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휴스턴 팀이 조직적으로 사인을 훔친 사실이 폭로돼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MLB가 피치컴을 도입하기로 한 것은 이런 논란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피치컴은 포수의 팔목에 착용하는 기기와 모자 안쪽에 넣어 사용하는 야수용 골전도 수신기로 구성된다. 포수가 버튼을 눌러 공의 구질과 위치를 선택하면 투수는 이를 소리를 통해 듣는 방식이다.

사진=피치컴

해당 신호는 암호화되어 ‘직구’나 ‘커브볼’과 같은 용어를 대체해 사인 훔치기가 불가능하다. 야수도 최대 3명까지 같은 내용을 들을 수 있어 수비 위치를 잡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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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피치컴

MLB는 모든 팀에 영어·스페인어가 지원되는 포수용 송신기 3개, 야수용 수신기 10개를 지급한다.경기 중에는 1개의 송신기와 최대 수신기 5개의 수신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 클럽하우스, 불펜, 덕아웃에는 사용이 금지되며 경기 중 필드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MLB 사무국은 이 전자 장비가 ‘사인 훔치기’를 방지하는 건 물론 경기 시간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피치컴 사용은 강제가 아니기 때문에 예전처럼 손으로 사인을 주고받아도 상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