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현재 코로나19 유행이 하강 국면에 돌입했지만, 사망 및 중증환자 수가 적지 않고 의료체계 부담이 상존하는 점 등을 들어 현 상황을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근 외신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첫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실제 우리 정부는 방역 완화를 점진적으로 진행 중이며, 17일 이후 유행 상황이 지속 개선됐다고 판단 시 모든 방역을 해제할 수도 있다고 밝힌 상태다. 때문에 엔데믹 전환에 대한 사회적 기대감도 커진 상태.
중앙방역대책본부 이상원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엔데믹은 코로나19의 퇴치가 아닌 지역에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이 되려면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코로나19가 소강상태로 진입해야 하고 방역·의료체계 등 종합적인 대응 역량이 갖추어질 때 비로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까지는 가야 될 길이 남아 있다고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서는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세부계통인 BA.2,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이 또 다른 유행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도 주장한다. 이상원 단장은 “BA.2형으로 인해 다시금 유행 상승 전환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현 감소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고 쌍봉형의 2차 정점형도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다만, 이 단장은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신중론을 폈다. 그는 “BA.2형은 우리나라에서 우세종화가 돼 있고 아마도 빠른 시간 내에 더 넓게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며 “BA.2형이 100%가 된다고 해서 ‘더 이상 질병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둘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질병의 유행은 지역사회가 보유한 면역력의 수준, 새로운 변이의 출현 등 여러 사회적 요인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현재가 감소세인 것은 맞지만, 여기에 대해서 낙관하는 예측은 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 방대본은 현재 코로나19 위험도평가를 ‘매우위험’으로 규정한 상태다. 사망·위중증 환자 수가 여전히 높고, 의료체계 부담도 아직은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상원 단장은 “재원 중인 중증 환자가 여전히 많다”며 “아직 의료대응체계에서 압박을 느끼고 있는 이런 상황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망·위중증의 정점 도달에 대해서는 “다음 주까지도 정점 구간이 될 수 있다”며 “이후 하강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