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 도시 부차에서 집단 매장된 민간인 시신이 잇달아 발견된 것과 관련 추가 제재에 나설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명백한 민간인 학살 증거가 나오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러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제재 방안으로는 러시아와 무역을 이어가고 있는 일부 나라에 대한 2차 제재를 비롯해 에너지를 포함해 광물, 운송, 금융 등 분야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이 거론된다.
러시아는 서방의 강력한 제재에도 여전히 원유와 가스 수출을 통해 생명선을 유지하고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CNN 방송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에 출연 "미국과 유럽 파트너들이 러시아에 부과할 새로운 제재를 매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분야 추가 제재에 대해선 "동맹과 가장 효과적인 제재 강화 방안을 지속해서 논의 중이지만, 동시에 유럽이 필요한 에너지를 확보하는 것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이는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마찬가지다"고 압박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집단학살을 저지른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직답을 피했다. 다만 "러시아는 전쟁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를 자료로 만들고 정보를 제공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적절한 기관이나 기구에서 모든 정보를 하나로 모아 우크라이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확인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오는 5일부터 사흘간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및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곧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MSNBC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군으로부터 탈환한 부차에서 민간인 학살이 발생한 데 대해 주요 7개국(G7)에 대해 제재 강화를 요청한 것과 관련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대러) 제재에 관해서는 항상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크렘린궁, 그리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과두정치인, 추종자를 포함한 그의 주변 모두에게 크렘린궁이 쇠약해질 때 까지, 폭력이 줄어들 때까지, 이런 잔혹행위가 끝날 때까지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해왔다"고 강조했다.
또한 "부차에서 나온 이 사진들에 관해 우리는 이미 러시아군이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정보를 수집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첫째는 그들이 정확히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조명을 비추고, 두번째는 반드시 이러한 잔혹행위를 저지른 모든 사람들과 잔혹행위를 지시한 모든 사람들이 책임을 묻는 것이다"며 "그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군이 퇴각한 후인 지난 2일 키이우 북쪽의 교외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탈환한 뒤 부차를 비롯한 이르핀, 호스토멜의 거리 곳곳에 집단 매장된 민간인들의 시신이 잇달아 발견됐다.
유럽국가들에서도 추가 제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비등하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 바이든 "푸틴, 스스로 고립…일부 참모 처벌 징후도 있다"2022.04.01
- 美, 우크라에 킬러 드론도 보냈다…지원 물자 30회분 중 6회분 전달2022.03.31
- 폭발한 바이든 "푸틴은 전범"2022.03.17
- 러 "경제제재 해제 전까지 우주정거장 협력 중단"2022.04.04
독일과 프랑스 외무장관 등이 이미 부차 사태를 거론하며 추가 제재 필요성을 언급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