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생활지원금 신청해도 언제 받을지 모릅니다.”
지난 2월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일주일간 자가격리를 한 A씨(30대)의 말이다.
1인 가구인 A씨는 치료비와 격리 지원비 등을 포함해 40만원 정도를 받아야 하지만 두달째 생활지원금을 못 받고 있다.
29일 부산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인구 비율이 높은 해운대구와 부산진구, 남구 등은 올해 들어 코로나 생활지원금 관련 예산으로 이미 수십억을 지출했다.
해운대구는 올해 20억 정도를, 부산진구는 17억원을 코로나 생활지원금 지급액으로 소진했다. 해운대구와 진구는 각각 114억, 126억 정도를 관련 예산으로 편성할 예정인데 이도 금방 소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구는 올해 코로나 생활지원금 예산 120억 중 벌써 23억원 정도를 지급했다. 구 관계자는 “생활지원금 관련 신청만 하루에 1000건이 넘는다”며 “하루 종일 지원금 관련 민원전화를 받느라 다른 일은 하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연제구는 당초 올해 코로나 생활지원금 예산으로 10억을 편성할 예정이었으나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급증하면서 96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두달 만에 20억 정도를 생활지원금으로 지급했다.
지난해 1년 동안의 생활지원금 신청 건수와 최근 3개월간이 거의 비슷할 정도로 폭증하며 업무가 마비된 상태다.
특히 공무원 중에서도 자가격리에 들어간 사람들이 발생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지원금 관련 업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부산의 한 구청 공무원은 “지난주까지 지원금 관련 업무를 같이 처리하는 동료가 자가격리에 들어가 혼자 일하느라고 죽을 지경이었다”며 “동행정복지센터는 사정이 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각 지자체들은 코로나 생활지원금 예산이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분기별 국·시비로 내려오고, 최근 확진자가 급증한 탓에 신청 후 지급까지 최소 한달 이상은 걸린다는 입장이다.
관련 예산이 바닥나자 정부는 지난 16일부터 기존 1인 최대 24만4370원까지 지급했던 코로나 생활지원금을 1인 최대 10만원, 2인 이상은 15만원으로 개편했다.
지원금 지급이 늦어지는 데다 금액까지 줄어들면서 곳곳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주까지 자가격리를 했으나 재택근무를 했다는 이유로 생활지원금 신청을 하지 못한 B씨(20대)는 “확진돼서 일한 것도 서러운데 지원금도 못 받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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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정부 지침에 따라 자가격리를 했으면 당연히 손실 보상이 있는 게 정당하다”며 “그렇지 않다면 확진자들이 굳이 정부 지침을 따를 명분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