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어도 걱정, 안 풀어도 걱정...거리두기 '완전 해제' 가능할까?

11주만에 감소세 전환…새 변이 출연 어떻게 대응하나

헬스케어입력 :2022/03/29 09:27

온라인이슈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감소세로 전환된 것과 관련해 이번주까지 실시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도 재차 완화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이미 8명·11시 제한까지 풀려있어 추가적인 완화는 사실상 거리두기 완전 해제로 읽힐 수 있다.

다만 새로운 변이가 우세화된 부분은 우려스럽다. 또 다른 변이가 출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거기다 아직 위중증·사망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거리두기를 완전히 푸는 것은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 본사에서 과거 실행된 고강도 거리두기의 모습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8일 코로나19 주간 발생 동향·위험도 평가에서 3월4주차 일평균 확진자가 35만1310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주 대비 13.2%가 줄어든 수치로 11주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해외 사례 등을 고려하면 오미크론 변이는 유행의 정점을 기록한 후 감소세로 전환됐다. 백신 접종을 통한 면역과 감염을 통한 자연 면역으로 집단 면역이 달성된 것이다.

이날 국내 누적 확진자는 1200만3054명으로 행정안전부 2021년 12월 주민등록인구현황 5131만7389명을 기준으로 보면 23.4%가 감염됐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무증상·경증 환자가 많은 오미크론 변이 특성상 숨은 감염자를 포함하면 이미 절반 가까운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국내외 연구진들이 수행한 향후 발생 예측을 종합한 결과, 11개 기관 중 9개 연구진이 유행 정점을 지나 감소세 전환을 추정했다.

백순영 가톨릭대의대 명예교수는 "감염자도 너무 많고, 접종률도 높아서 감소추세로 가고 있어 지금은 거리두기를 완화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긴장을 풀기는 아직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확진자 감소세 원인에는 '샤이 오미크론'이라고 불리는 검사 기피 인구의 영향도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또 화요일까지는 주말 진단검사량 감소 효과가 영향을 미쳐 수요일 확진자 발생 상황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새로운 변이에 대한 우려도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2의 검출률은 3월4주차 56.3%로 '우세화' 기준인 절반을 넘겼다. BA.2는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진단이 안되고, 전파력이 기존 오미크론보다 커서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린다.

방역당국도 최근 유행이 감소세로 전환됐다고 하면서도 BA.2 변이 유행으로 감소의 규모나 폭은 관찰해야 한다고 봤다.

우리보다 먼저 유행을 겪은 영국·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서는 BA.2 변이 유행으로 감소하던 유행 추세가 다시 증가세로 전환되기도 했다. 우리는 기존 오미크론(BA.1)과 BA.2가 동시에 유행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있지만, 유행 감소 속도가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BA.1과 BA.2가 같이 유행 중이라 유행 기간이 더 길어지고 있다"며 "4월초부터야 차근차근 감소세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미크론 이외 완전히 다른 변이의 출현 가능성도 있다. 2년여간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오미크론 등 5개 변이가 5~6개월 간격을 두고 나타난 뒤 또 다른 변이가 나타나는 패턴을 보였다. 오미크론 변이가 12월 유행이 시작한 것을 고려하면 늦은 봄에서 초여름에는 또 다른 변이가 튀어나올 수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8일 브리핑에서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가 재조합된 델타크론 변이에 대한 보고가 있고, 유럽에서 발견되고 있다"며 "BA1, BA2라는 오미크론의 세부 변이도 재조합을 일으켜 또 새로운 변이가 출현하고 있다. 언제든 새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직 중환자가 1000명씩 유지되고 있고, 사망자도 300~400명씩 계속 나오고 있다"며 "정부가 방역 완화를 지향하는 것은 알지만, 지금은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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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지금은 정점에서 내려가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태세인데, 지금은 새로운 변이에 대비하고 이전까지 코로나19 유행으로부터 얻은 교훈을 정리해야 할 때"라며 "이전의 대응처럼 우왕좌왕하지 말고, 거리두기 체계·소통 체계·컨트롤 타워 문제 등을 정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