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위원회는 KBS, 방송문화진흥회 등 공영방송을 포함한 미디어 업계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다만 정확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28일 미디어 업계 얘기를 종합하면, 인수위로부터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공유받지 못했다면서 "이번 주에 간담회가 진행 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어떤 형식의 간담회인지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된 게 없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원일희 인수위 대변인은 지난 25일 브리핑 자리에서 "분과에서 일정 조율 중에 있다"며 공영방송과 미디어 단체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간담회 목적은 국정과제 선정을 위한 다양한 의견 청취다. 보도 편성과 관련된 내용은 논의에서 제외된다. 간담회에는 공영방송 외에도 방송협회, 한국IPTV방송협회, 케이블TV방송협회, TV홈쇼핑협회,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알뜰폰협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등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인수위, 공영방송에 대한 호출 멈춰야"
일단, 인수위의 간담회 추진 방침에 더불어민주당 등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의견 청취라는 명분을 세웠지만, 인수위가 직접 언론사를 불러들인 건 1980년대 이후 유례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상 인수위의 업무에는 공영방송 또는 공영방송 감독 기구에 대한 사항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방송기자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 6개 언론단체는 지난 27일 성명을 통해 "인수위는 억측이라고 부인했으나, 공영방송에 대한 부적절한 ‘호출’은 아직 출범도 하지 않은 새 정부가 공영방송을 장악할 준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증폭시킬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성명은 "인수위의 전례 없는 행보를 가능케 한 것은 공영방송을 정치적 전리품으로 여기고, 권력을 장악하면 낙하산 이사와 사장들을 줄줄이 투하할 수 있는 낡은 지배구조 때문"이라며 공영방송의 지배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공영방송 장악의 낡은 역사를 되풀이한다면 엄중한 국민적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갈등에 종지부를 찍을 의지가 있다면 공영방송을 인수위로 호출할 것이 아니라 현재 국회 미디어특위에 올라 있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논의를 더 이상 공전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동도 지난 24일 성명을 내고 "간담회라는 형식을 빌린다지만, 사실상 KBS‧MBC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겠다는 것"이라며 "방송장악 시도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공영방송을 향해 "공영방송사는 정치적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인수위의 안하무인격 간담회 요청을 거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인수위의 공영방송 간담회 추진에 쏠리는 눈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공영방송 지배구조가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공영방송 사장을 선출하는 이사회는 정치권 여야가 관행에 따라 KBS 7대 4, 방문진 6대 3 비율로 구성돼 왔다. 정권에 따라 공영방송의 지배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 이번 대선 당시 후보들은 앞다퉈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을 공약으로 다뤘다.
윤 당선인이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윤 당선인도 후보 시절 공영방송의 중립성 확보를 중점 공약으로 내세웠다. 윤 당선인의 공약에는 공영방송 경영평가 강화와 정치적 중립성과 신뢰성 보장을 위한 장치 마련이 들어가 있다. 공영방송의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여야 7대6 추천, 이사의 3분의2 이상이 찬성하면 사장 선임이 가능한 특별다수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인수위는 지난 24일 방통위 업무보고에서도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인수위는 방통위와 공영방송 경영평가 및 지배구조 제도개선, 허위조작 정보 자율규제 및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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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업계는 아직 간담회에 대해 구체적으로 전달받은 게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일반적이지는 않다"며 "아직 공식적인 연락이 오거나 비공식 루트로 연락온 게 없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주에 간담회를 진행한다는 연락을 들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구체적인 일정과 내용은 공유받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