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정용 식물재배기 시장이 싹을 틔우고 있다.
웰스의 '웰스팜'은 2017년 처음 출시된 뒤 지난 3년간 판매량이 약 6천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0년엔 판매량 누적 2만 5천대를 기록하더니, 이달까지 누적 5만대에 가까운 급속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LG전자도 이달 초 기존 '틔운'보다 크기를 크게 줄인 '틔운 미니'를 출시하면서 6일만에 사전판매 수량 1천대를 모두 팔아치웠다.
이 외에도 닥터플랜츠, 오늘식물, 팜인팜, 파쯔파쯔 등 국내 중소 업체들이 가정용 식물재배기를 만들고 있다.
한국발명진흥회 지식평가센터는 식물재배기 시장 규모가 2019년 100억원에서 2023년까지 5000억원 규모로 급속하게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 식물재배기 관련 특허 최근 5년간 2배 증가
통계청 자료를 보면, 국내 식물재배기 관련 특허 출원 누적 건수는 2016년 526건에서 2021년 1천163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출원된 특허를 기술 분야별로 보면 광학, 온도, 습도 조절 등 환경제어기술이 56.6%로 가장 많다. 인공지능제어기술 24.5%, 원격제어기술 14.3% 순으로 뒤를 이었다.
유진오 특허청 식품생물자원심사과 심사관은 "식물재배기 시장이 커지려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이 함께 가야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식물재배기에서 주로 키울 수 있는 작물은 상추 등 잎 채소 위주다. 다양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빛, 습도, 토양 등을 제공하는 하드웨어 기술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이에 더해 작물이 자라는 환경을 빅데이터 기반으로 제어하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관련 업계는 특허 기술에 더해 기존 가전의 LED, 온도 조절 기술 등을 적극 활용해 가정용 식물재배기를 개발하고 있다. 웰스 홍보 담당자는 "정수기에 들어가는 LED, 온도 조절 기술을 바탕으로 제품을 위탁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군에서 유일하게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LG전자 관계자는 "기존 LG의 생활 가전 기술력을 활용해 고객의 경험을 넓히기 위해 제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가정용 식물재배기 산업에 진출한 기업은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도 유리한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식물재배기 관련 가장 많은 글로벌 특허 출원 1위는 LG전자다. 2위는 SK매직이 인수한 AI플러스가 중국 안후이 과학기술대학교와 공동으로 차지했다. 두 회사를 포함해 국내 기업·기관 4개가 10위권에 들었다. 1위인 LG전자 특허 건수는 39개, 2위 AI플러스와 안후이 과학기술대학교는 각 11개다. 공동 7위인 교원과 농촌진흥청은 각 6개를 냈다.
유진오 특허청 심사관은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에서 나온 특허까지 두루 살폈을 때, 이 시장은 아직 특허를 독점하듯이 내는 기업이 없어 국내 기업이 선점하기 좋은 여건"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스마트폰 시장처럼 기업 한두 곳이 선점한 시장은 과점 기업이 특허 점유율을 절반까지 차지한다"며 "그러나 식물재배기 시장은 아직 기술 진입 장벽이 낮은 단계로 보인다"고 비교해 설명했다.
■ 제품 사용 이유 약 70%는 '건강한 먹거리 생산'
관련 업계는 가정용 식물재배기 시장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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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스 홍보 담당자는 "올해 중순 웰스팜 미니를 내놓는 등 제품 종류를 다양화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SK매직 관계자도 "구독 서비스 형태로 제품 출시하기 위해 시장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농촌진흥청이 조사한 가정용 식물재배기 소비자 인식을 보면, 제품을 사용한 적이 없는 소비자 중 51.7%가 향후 구매 또는 임차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제품을 경험해본 소비자는 주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했다. 제품 사용 이유는 건강한 먹거리 생산이 68.6%로 1위였다. 관상·인테리어 8.6%, 취미·여가활동 8.6%, 자녀교육 5.7% 순으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