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車 시장, 반도체 난 등 악재 뚫고 '회복세'

올해 부품부족·생산지연 등 공급자 우위 지속…"차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 부담 더 커질 것"

카테크입력 :2022/03/28 06:00    수정: 2022/03/28 14:20

지난해 세계 완성차 시장은 반도체 공급난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회복세로 돌아섰다. 공급자 우위 상황에서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와 비용 절감을 실현한 덕분이다. 

28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표한 '2021년 주요 완성차 그룹 실적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완성차 시장은 반도체 공급난과 원자재 가격 상승 속에서도 전년보다 4.3%  증가한 8천112만대를 인도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부품 부족과 생산 지연 영향 등 공급자 우위 상황에서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와 비용 절감 활동 등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그룹 CEO

대중 브랜드를 앞세운 완성차 그룹들은 공급망 확보에 집중하는 한편 사업 전략 수정과 판관비 축소 등 비용 절감 활동을 적극 전개해 수익성을 개선했다.

도요타는 계열사 덴소와 함께 반도체 등 주요 부품 재고 조달에 힘써 생산 차질을 최소화했고, 미국 시장 1위와 중국 시장 판매 증가로 전년보다 10.1% 증가한 1천49만대를 판매, 2년 연속 세계 시장 정상에 이름을 올렸다. 폭스바겐은 중국 시장에서 대중 모델 판매 부진으로 6.3% 감소한 857만대를 판매했으나 전기차 제품군 확대와 가격 정책, 간접비 감소 영향 등으로 매출 29억5천721만달러(16.3%↑), 영업이익 2억2천782만달러(106.4%↑)를 거뒀다.

르노·닛산·미쓰비시는 판매량보다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경영 전략인 '르놀루션'을 앞세워 전년 5.3%에 불과했던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비중을 10.2%로 확대, 매출 15억1천235만달러(11.0%↑), 영업이익 3천963만달러(22.6%↑)를 달성했다. 스텔란티스는 구조조정, 플랫폼 공용화, 부품 통합 구매, 판관비 축소 등을 통해 비용 절감을 실현하는 한편, 10종 이상의 신차 출시와 판매 가격 인상 등으로 매출 17억6천604만달러(15.6%↑), 영업이익 1억7천878만달러(111%↑)를 실현했다.

포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전년보다 인력을 감축하고(18만3천명, 1.6%↓) 북미 지역 평균 가격을 인상해(4만달러, 3.9%↑) 공급망 부족 영향을 상쇄했다. 링컨은 17.0% 늘어난 18만8천대를 판매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대차·기아는 유럽 시장 팬더믹 기저 효과, 친환경차·제네시스 판매 확대, 달러 강세에 따른 환율 효과 등으로 판매 668만대(5.0%↑), 매출 16억3천722만달러(18.4%↑), 영업이익 1억257만달러(150%↑)를 기록했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그룹 이사회 의장

고급 브랜드 중심 완성차 그룹들은 비용 절감 활동 외에도 중대형·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비중 확대로 수익성을 높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대형 세단·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를 늘리고 공급망 관리에 따른 비용 절감에 집중해 전년보다 높은 매출(19억8천531만달러, 12.8%↑) 영업이익( 3억4천358만달러, 356%↑)을 달성했다. BMW는 전년보다 증가한 SUV 판매(89만3천대, 15.4%↑)와 체계적인 공급망 관리로 매출(13억1천477만달러, 16.4%↑), 영업이익(1억5천838만달러, 187.4%↑) 모두 늘었다. 

테슬라는 모델3(47만대), 모델Y(43만대) 판매 확대로 손익분기점 지표인 공장당 연 생산 30만대를 돌파하며 수익성 확보에 성공했다. 매출은 5억3천823만달러(70.7%↑), 영업이익은 6천523만달러(227%↑)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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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연구원 관계자는 "올해도 부품 부족과 완성차 생산 지연 영향 등 공급자 우위 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분, 환율 변동성 등도 차 가격에 반영돼 소비자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에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일부 지역 판매량 감소, 공급망 변화 등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어 주요 완성차 기업은 수익성 방어·개선을 위한 전략을 지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