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빗썸 간 송금 한 달간 막힌다

100만원 이상 가상자산이 전송될 시 사업자가 송수신인 신원정보를 기록하도록 요구하는 '트래블룰' 시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업비트와, 빗썸·코인원·코빗이 도입한 트래블룰 솔루션 간 연동이 완료되지 않으면서 양측 간 송금이 당분간 제한될 전망이다.

업비트는 같은 두나무 자회사인 람다256의 솔루션 '베리파이바스프'를 도입했다. 업비트 외 3사는 합작법인 CODE를 설립하고 트래블룰 솔루션을 개발 및 도입했다. 베리파이바스프와 CODE 솔루션 간 연동이 지연돼 거래자 정보 교환이 어렵게 됨에 따라 이같은 사태가 초래된 것이다.

솔루션 연동이 완료되기 전까지 업비트 또는 빗썸·코인원·코빗 이용자가 다른쪽으로 자산을 옮기기 위해서는 사전에 등록해둔 개인지갑으로 보낸 뒤 재송금해야 한다.

일찍이 업계는 트래블룰 시행 시점이 촉박하게 다가온 상황에서도 양측이 솔루션 연동 작업을 시작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같은 이용자 불편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해왔다. 지난달 들어서야 솔루션 간 연동 작업이 시작됐다. 완료되기까지 향후 한 달 동안은 이런 불편이 지속될 예정이다.

■업비트-CODE 단절 현실화…빗썸·코인원·코빗, 8일까지 송금 원천 차단

24일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은 솔루션 간 연동이 완료되는 오는 4월25일까지 서로 다른 솔루션을 도입한 거래소로의 암호화폐 출금(송금)이 제한된다고 밝혔다. 출금 신청 시점 기준 거래소별 시세에 따른 원화 환산가에 따라 트래블룰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업비트는 베리파이바스프와 시스템 연동이 완료된 거래소에 대한 출금을 지원한다. 업비트, 텐앤텐, 프라뱅, 비블록, 플랫타익스체인지, 고팍스, 에이프로빗, 캐셔레스트, 포블게이트, 프로비트 등이 해당된다.

CODE 솔루션의 경우 거래소 시스템 연동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CODE 시스템 연동을 준비하고 있는 거래소는 빗썸, 코인원, 코빗, 한빗코, 비트프론트, 코인엔코인, 와우팍스다.

빗썸, 코인원, 코빗은 트래블룰 시행 이후 국내 다른 거래소로의 가상자산 송금을 일시적으로 원천 차단한다. CODE 솔루션과의 시스템 연동이 8일 완료되는 탓이다. 베리파이바스프 도입 거래소에 대해서는 25일까지 출금이 제한된다.

빗썸의 경우 전날(23일) 코인원, 코빗 등 CODE 회원사뿐 아니라 업비트, 한빗코, 고팍스 등 베리파이바스프 도입 사업자로의 송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과 방침이 완전히 달라졌다. 빗썸 관계자는 "전자지갑 사용자의 신원정보를 등록받은 뒤 거래할 수 있게 하는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이용해 출금을 지원하려 했으나, 금융 당국 불허로 최종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트래블룰 시행을 앞두고 국내 거래소 간 송금 제한 등 이용자 불편이 나타난 것에 대해 정지열 자금세탁방지전문가 초대 회장은 "국제 금융기관 간 결제를 지원하는 스위프트처럼 트래블룰의 기본은 사업자 간 협력"이라며 "트래블룰 준비 과정에서 주요 사업자들이 제대로 협력하지 않아 독과점 가속화 및 중소 거래소의 솔루션 중복 구축 비용 부담 등을 초래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