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류에도 디지털 대전환 필수...K-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홍희경 한국문화정보원장 "도전과 혁신의 'IDEA' 비전으로 문화 디지털 대전환 주도"

디지털경제입력 :2022/03/24 14:13    수정: 2022/03/24 16:01

"디지털 대전환은 미래사회의 시발점입니다. 이제는 문화부문도 적극적인 의미의 디지털 전환의 종합적인 추진계획이 필요한 때입니다."

홍희경 한국문화정보원장은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가 문화 부문에도 예외 없이 다가오고 있다고 단언했다. 이를 위해 기관 차원의 준비를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문화 디지털 전환 종합추진계획과 법·제도적 뒷받침을 얘기하는 것도 소극적인 업무수행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미래를 준비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한류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그가 제시한 'IDEA' 비전은 도전과 혁신을 주도하려는 보다 큰 그림을 담고 있다. 문화정보서비스의 지능화, 문화데이터 생태계 조성, 디지털기반 확대라는 전략과제가 그것이다.

그는 우선 디지털전환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디지털전환 통합지원센터를 운영해 밑그림을 그려가는 중이다. 개별 기관의 한계를 하나하나 넘어설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해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법론이다.

한국문화정보원은 지난 2002년 한국문화정보센터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후 2015년부터 지금의 이름으로 자리잡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홍 원장 취임 이후 문화의 가치가 우리 사회 영역 전반에 확산되도록 하는 문화정보화 관련 정책개발과 사업추진을 지원하는 데서 벗어나 문화의 디지털 대전환을 주도하는 보다 적극적인 기관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홍희경 한국문화정보원장과 문화 디지털대전환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대담은 박승정 지디넷 편집국장이 진행했다. <편집자 주>

홍희경 한국문화정보원장은 "도전과 혁신에 앞장서는 'IDEA' 비전을 수립, 디지털 대전환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승정 지디넷코리아 편집국장: 반갑습니다. 한국문화정보원은 어떤 기관인가요. '정보원'이라는 단어가 낯설 수도 있는데요.

홍희경 원장: 한국문화정보원은 지난 2002년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문화정보화 전담기관입니다. 국민 누구나 문화를 쉽고 편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 아래 20여년 동안 여러 사업들을 추진해 왔습니다.

지금은 DNA(Data, Network, AI)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들을 국민에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문화전시 큐레이팅봇 ‘큐아이’, 5G 기반 실감형 콘텐츠와 메타버스 데이터 구축, 문화 데이터 연계 활용을 위한 빅데이터 플랫폼 운영 등이 대표적입니다.

또 ‘안심글꼴’ 같은 공공저작물 개방과 ‘문화포털’을 통한 대국민 문화정보 제공, 문화 클라우드 운영 등을 포함해 문화정보화와 관련된 정책 개발과 다양한 사업 추진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박승정: 한국문화정보원이 현재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업무와 활동은 무엇인가요.

홍희경: 벌써 한국문화정보원 원장으로 취임한지 일년 반 정도가 되었네요. 한국문화정보원이 2002년 문화정보센터로 설립되던 당시에도, 문화 정보의 디지털화, 과거의 아날로그적인 부분을 디지털로 저장하고 변환하는 ’정보의 디지털화(Digitization)’가 필요한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이런 것을 할 수 있는 시스템도 인프라도 부족했으므로 ‘정보화’ 그 자체가 시급하던 시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아날로그 데이터를 디지털화 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과정과 프로세스도 디지털화하는 단계로 올라섰습니다.

예전의 정보화 개념으만으로는 변화하는 시대를 담아낼 수 없게 된 것이죠.

앞으로는 단순한 정보화를 넘어 일상 생활, 문화, 사고방식, 사회 전체가 변하는 단계, 비즈니스 혁신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개념으로 확대될 것으로 봅니다.

특히 정보화의 개념도 확대뿐만 아니라 그 중요성이 차원이 다르게 강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문화정보원도 새로운 비전을 갖고 시대에 맞는 일들을 해야한다고 봅니다.

기관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디지털 전환 전문기관’으로의 새 비전을 갖는 비전선포식을 진행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박승정: 새로운 비전 하에 움직이기 위해서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하셨을 것 같은데요.

홍희경: 비전을 수행하기 위해 우리 조직원이 함께 공유하고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전 직원 전략회의를 통해 비전 작업과 3대 주요 전략과제, 수행과제를 수립했습니다.

3대 전략과제는 문화정보서비스 지능화(Information Intelligence), 문화데이터 생태계 조성(Data Ecosystem), 디지털기반 확대(All-over Advanced)가 그것입니다.

단어의 첫 글자를 모으면 'IDEA'가 됩니다. '아이디어'로 읽을 수도 있고 '이데아'로 읽을 수도 있죠. 중의적인 뜻을 담았다고 보면 됩니다.

다시 말해 아이디어는 새로운 도전과 혁신을 시도하는 조직의 가치를 의미합니다. 또한 온 국민이 문화를 쉽고 편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기관의 이상, 이데아를 이뤄야 한다는 뜻도 포함하구요.

홍희경 원장은 "지금은 전문역량, 변화선도, 상생협력, 문화공감이라는 4대 핵심가치를 내재화 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박승정: 비전과 전략과제를 수립했다면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조직개편도 이뤄졌을 듯 합니다.

홍희경: 맞습니다. 이런 가치를 말만 한다고 완성되는 건 아니죠. 이를 위한 조직개편도 시행했습니다.

한국문화정보원은 과거 8부 체제로 운영됐지만 전략과제를 수립하면서 정보정책진흥국과 문화디지털사업국 등 주요 국을 2개 체제로 개편했습니다.

올해는 조직개편을 한번 더 시행해 7팀을 배치했구요. 디지털전환지원팀, 데이터분석팀, 지역정보팀 등을 둬서 각 팀에서 전문성을 함양할 수 있게 했습니다.

또한 새로운 기관의 목표와 비전에 맞게 정관 개정을 했으며, 4대 핵심가치를 전문역량, 변화선도, 상생협력, 문화공감으로 새로이 설정하고 직원 인사 평가와 우수직원 시상 등도 이 기준에 맞춰 진행하며 조직 전반에 핵심가치를 내재화하고 있습니다.

박승정: 플랫폼과 메타버스 개념이 사회 전반에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개념에 대응하기 위해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홍희경: 먼저 우리 기관이 수행해야 하는 것은 아까 말한 3대 전략과제입니다. 문화정보서비스 지능화를 위해서는 우선, 각 기관마다 산재한 문화정보를 한 곳에서 영상도 보고 정보도 보고 데이터도 확인할 수 있는 문화포털 사이트를 개편 및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민 맞춤형으로 국민이 봤을때 본인이 원하는 내용으로 서비스 메뉴를 디자인할 수 있게 바꿨습니다. 위치 기반의 맞춤형 문화정보서비스와 챗봇 상담을 도입했으며, 단순히 문화정보를 이용하는 것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직접 등록, 생산할 수 있게 함으로써 국민이 정보의 이용자이자 생산자가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지능형 자율주행 해설전시 로봇인 '큐아이'의 용도 확대를 꼽을 수 있습니다. 

큐아이는 박물관에서 로봇을 체험할 수 있는 정도의 기능을 넘어서 미술관, 공연장, 영화관 등 문화예술을 국민이 최첨단에서 접할 수 있는 곳에서 콘텐츠 맞춤형 해설을 진행하고 있죠. 예를 들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이건희 컬렉션 전담 해설을 하는 식입니다. 

또한 수어 서비스나 다국어 서비스, 시각장애인에게 그림을 음성으로 설명하는 서비스 등으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로봇 한번 보여주고 시연하는 선에 그치는 게 아니라 진짜 문화 현장에서 문화의 친구가 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시행 중입니다.

이외에도 각 지역의 작은 박물관이나 체험관 등 개별 콘텐츠를 생산하지 못 하는 곳에 5G 실감형 콘텐츠를 공급하고 설치를 지원하고 있고, 구축된 콘텐츠는 공동활용 플랫폼을 통해 국민에게 개방하고 있습니다.

문화데이터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국가와 기관 등이 생산하는 기존 공공데이터를 수집 연계하고, 구축 활용을 하는 기능과 역할에 더해, 현재는 15개 센터에서 민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계 후 이를 가공해 판매 및 유통하는 역할까지 하는 문화 빅데이터 플랫폼을 추가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국민들이 원하는 문화분야 주제의 빅데이터를 기획·융합해 분석하고 있으며, 관련 기획 분석보고서도 발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또 지역문화통합정보시스템의 1단계 구축이 완료돼 정부 및 지자체에서 지역의 문화시설, 현황 등의 문화정보데이터를 한 눈에 살펴보고 정책에 반영하는 성과도 있었습니다.

박승정: 업무 하나하나가 대국민 홍보를 통해 알려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디지털 뉴딜과도 관련이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듯 합니다.

홍희경: 디지털 뉴딜의 핵심이 바로 DNA(데이터, 네트워크, AI)라고 봅니다. 한국문화정보원은 문화정보화 전담기관으로서 그동안 관련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수행해왔습니다.

이제 디지털 전환 전문기관으로서 비전과 전략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함에 따라 이 세 가지 키워드를 체계화해 확장된 사업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최첨단에서 문화에 대한 부분을 맡고 있는 셈이죠.

박승정: 메타버스에 대한 접근은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메타버스 플랫폼도 구상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홍희경 원장은 "메타버스 TF를 결성했으며 조만간 K-메타버스 플랫폼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홍희경: 문화체육관광부와 협력해서 자체적으로 메타버스 태스크포스(TF)를 결성했고 전방위적인 예산작업과 지원 등을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자면 작년 7월에 문화정보화협의회 회의를 메타버스로 문화 공공분야 최초로 시연을 했습니다. 도입과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민간과는 달리 공공부문에서는 이를 선진적으로 도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문화정보원이라는 업무 특성상 적극적으로 나서려 합니다.

문체부가 좀 빠르다고나 할까요. 문체부 소속 공공기관 정보화 담당자들이 직접 메타버스에서 시상식과 함께 강연과 공연, 게임까지 시행해 보면서 현실적으로 더 강하게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한국문화정보원은 우리의 전통문화와 문양을 메타버스 공간에 구현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콘텐츠로 생산하고 어떻게 쓸 수 있을지는 공공에서 진흥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통문양 콘텐츠를 새롭게 구축해서 국민들은 물론 해외에서도 우리 전통 문양에 대한 수요를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이와 함께 다른 기관이 만든 콘텐츠 중 국민에게 개방할 수 있는 것이라면 이를 목록화해서 활용 여부에 따라 공개하는 작업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K-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어 생산 콘텐츠를 공용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데 내년에는 구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박승정: 보통 공공기관에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느린 편인데 한국문화정보원은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홍희경: 민간은 새로운 기술과 개념을 재빠르게 움직여서 테스트 및 시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공공기관은 공공 생산 콘텐츠를 민간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일회성으로 사라지지 않도록 제공하는데 주력할 수 있습니다.

박승정: 문화의 디지털 전환 작업을 상당히 진전시켰다는 느낌입니다. 앞으로 재임기간 동안 더 신경쓰고 잘 마무리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홍희경: 문화의 디지털 대전환은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만 바꾸는 게 아닐 것입니다. 문화체육관광 전 분야에 대한 디지털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국문화정보원은 문화 디지털전환 종합 추진계획을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 중입니다. 민관이 참여하는 ‘디지털전환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여기 맞는 실질적인 ‘디지털전환 통합지원센터’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개별 기관이 진행하는데 한계가 있거나 산발적으로 이뤄져서 체계화되지 못한 부분을 우선 순위에 따라 통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금까지 과학기술, 산업 등 다른 분야에서는 이런 작업이 먼저 진행된 부분이 있지만 사실 문화의 디지털 전환에 대해서는 관심이 덜 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추진력이 더 붙을 것으로 봅니다. 이는 시대적 흐름이긴 하지만 우리가 더 주도적으로 추진할 중점과제이기도 합니다.

세계적으로 한류의 영향력을 보십시오. 음악, 영화, 문화, 푸드, 스포츠, 관광 모든 부문서 한류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한국문화정보원의 조직, 인력, 예산의 한계 등으로 우리 원이 시행하는 사업내역으로만 최선을 다했던 것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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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분야 전체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총괄 조정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증가함에 따라 우리 원에 대한 기대가 앞으로 점점 더 높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은 한계가 있지만 앞으로 이와 같은 기대에 맞는 성과가 나올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의 규모와 역할이 함께 확립될 수 있도록 법·제도의 뒷받침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