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억 년 전 백악기에 살았던 스피노사우르는 몸 길이가 15m 이상으로, 육식 공룡 중 가장 덩치가 큰 놈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물고기를 잡아먹고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나 자유롭게 헤엄을 쳤는지, 왜가리처럼 물 속에서 걷기만 했는지에 대해서는 학계에 논란이 있다.
미국 필드자연사박물관 연구진이 스피노사우르스의 뼈 밀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스피노사우르스가 물 속에서 활동하며 사냥을 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뼈의 밀도가 높은 것으로 보아 수중 생활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 결과는 23일(현지시간)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스피노사우르스는 화석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행태나 생활 방식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턱과 고깔 모양의 치아가 악어와 비슷한 것으로 보아 악어처럼 물 속을 헤집고 다니는 수생 포식자였을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2014년 새 화석이 나오면서 짧은 뒷다리와 물갈퀴 모양 다리, 지느러미 모양 꼬리 등 헤엄치며 수중 생활을 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새로 등장했다.
필드자연사박물관에서 박사후과정을 밟으며 이 논문의 제1저자로 참여한 마테오 파브리는 "(전체 구조를 보여주는 화석이 없는 상황에서) 해부학적 구조에 대한 해석은 여러가지로 나올 수 있다"라며 "지구의 어떤 생체 기관에나 적용 가능한 보편적 법칙을 활용해 보자는 생각에 뼈 밀도를 분석했다"라고 말했다.
뼈 밀도는 동물이 물 속에 가라앉아 수영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수생 환경에 적응한 포유류 동물은 꼬리나 엉덩이 부분 골격에 보다 밀도가 높고 촘촘한 뼈를 갖고 있다.
연구진은 땅과 물에 사는 현생 및 멸종 동물 250종의 대퇴골과 갈비뼈 단면도 데이터를 수집, 스피노사우르스 뼈의 단면과 비교했다. 그 결과 물 속에 들어가 먹이를 찾는 동물은 거의 대부분 촘촘하고 단단한 뼈를 가진 반면, 육상 동물의 뼈는 가운데가 빈 도넛 모양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또 스피노사우르스의 뼈는 밀도 측면에서 완전한 수중 생활을 하는 동물들의 뼈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피노사우르스와 친척 공룡인 바리오닉스 역시 뼈 특성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나 수중 생활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또다른 친적뻘 공룡인 수코미무스는 뼈가 비어 있어 수영을 하지는 못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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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리는 "이번 연구가 화석을 바탕으로 해부학적 구조 파악에 집중하는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공룡이 살던 생태에 초점을 맞추는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밝혔다.